"요즘 세상에 말이 됩니까"…평택 진위3산단 이주민 '길에 나앉을 처지'
피해 주민들 "온 가족이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 하소연
시행사 "녹지공간 활용해서 이주자 택지 만들겠다"
행정기관 조차 손을 쓸수 없는 현실…주민 피해만 고조
[평택=정태석 기자] 평택도시공사와 민간사업 시행자가 함께 추진한 경기 평택시 '진위3 일반산업단지'가 시끄럽다.
사업은 이미 준공을 코 앞에 두고 있지만, 정작 이주자 택지 조성은 마무리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집과 땅을 수용당한 이곳 주민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피해 주민들은 "온 가족이 길 바닥에 나앉을 처지가 됐다"며 무려 1년 가까이 대책을 호소 했지만, 지금까지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평택시 등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진위면 마산리 산20-1번지 일원 83만2,529㎡(25만2,000여 평)부지에 조성된 진위3 일반산업단지는 2015년 10월 산업단지 지정과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2017년 1월 착공해 다음달 말 완공이다.
여기엔 총 3,275억원 사업비가 투입돼 산업(40만4,985㎡)과 물류(12만3,531㎡), 지원(1만9,246㎡), 공공(27만5,967㎡), 주거용지(8,800㎡)가 만들어진다.
사업은 평택도시공사(지분율 20%)와 (주)동흥홀딩스(지분율 39%), 대신증권 주식회사(지분율 5%), (주)대우건설(지분율 20%), (주)비와이텍(지분율 10%), 아시아신탁(지분율 6%)이 함께 목적법인을 세워 시작했다.
평택도시공사가 10억 원, 동흥홀딩스 19억5,000만 원, 대신증권 2억5,000만 원, 대우건설 10억 원, 비와이텍 5억 원, 아시아신탁 3억 원을 자기자본으로 출자했다.
그리고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 등 대주단이 꾸려져 1,815억원에 대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발생됐다. 3,2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에 실제 목적법인이 준비한 돈은 고작 50억 원이다.
현재 진위3산단에는 지원용지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과 물류용지 모두 100%분양된 상태다.
문제는 사업시행자인 진위3산단 주식회사 측이 전체 이주자 택지(1가구당 250m2 규모/약 80평)39개 가운데 5곳을 조성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김학주 진위3산단 이주자대책협의회장은 "산업단지 내에 들어설 부족한 이주자 택지를 하루 빨리 조성해야 한다고 올 3월부터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대책은 고사하고 계속해서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며 "정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망막한 심정"이라고 했다.
행정당국과 평택시의회까지 전면으로 나섰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해결책은 찾지 못한 상태다.
평택시 한 관계자는 "현장 점검과 공문발송, 심지어 주민간담회까지 마련해 이주민 해결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시행사 측에 수 없이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재정 적자 때문에 당장 해결할 수 일이 아니라는 입장만 되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관우 평택시의회 부의장은 "벌써 3차례 주민 간담회를 통해 해결책에 대해 논의 했지만, 시행사 측은 매번 해결하겠다는 말만 이어가며 정작 해결 이행은 지금까지 보이질 않고 있다"면서 "행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여러 방안 등도 찾아 봤지만, 민간 사업이다 보니 그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시행사는 태연한 입장이다.
진위3산단 주식회사 관계자는 "현재 단지 내에 이주자 택지 5곳을 조성할 수 있는 땅은 없는 상태고, 그 대안으로 공공용지인 녹지 공간을 활용해서라도 이주자 택지를 만들 생각이다. 이 부분을 변경하기 위해 평택시와 협의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진위3산단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평택도시공사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고기훈 평택도시공사 전략기획처 처장은 "진위3산단 주식회사의 의사결정 권한이 우리에겐 전혀 없다"면서 "시행사 측이 말한대로 공원부지를 활용해서라도 해결해 보려고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진위3산단 이주민들이 받아야 할 이주자 택지 가격은 산업용지 분양가(산업용지 215만 원)에 50%로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jts59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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