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유예 불발…50인 미만에도 적용
[서울경제TV=이지영기자]
[앵커]
이틀 뒤면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에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그간 50인 이상의 사업장에만 적용됐던 이 법이 확장되는 건데요. 해당 사업장은 어딘지, 얼만큼 늘었는지, 또 산업계 분위기는 어떤지까지 오늘은 산업2부 이지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여야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을 논의할 걸로 알려졌는데, 결론이 나왔나요?
[기자]
여야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을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오늘 국회 본회의는 중대재해법 2년 유예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데드라인'이었는데요. 처리가 불발되면서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법이 50인 미만인 사업장에도 적용되게 됐습니다.
그간 국민의힘은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준비가 안 됐고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란 이유로 법 시행을 2년 더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이 법이 적용될 경우, 중소기업 경영 부담과 폐업, 일자리 감소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적용 시기를 더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겁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산업안전보건청 연내 설치 요구가 수용돼야만 유예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며 맞섰습니다.
[앵커]
앞으로 이 중대재해법을 적용받는 사업장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적용되는 사업장은 어디고, 뭐가 달라지나요?
[기자]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인 사업장에 법이 적용됩니다. 모든 업종과 직종에 적용되기 때문에 빵집, 찜질방, 카페 등 83만여 곳이 새로 법 적용을 받게 됩니다.
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 시설 및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요. 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가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개인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물고, 법인은 50억 원 이하 벌금과 손해액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만 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2년 1월 27일 처음 시행됐는데요. 5명부터 49명까지의 사업장에 대해선 2년 유예 기간을 뒀습니다.
이 법이 적용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강화됩니다. 시행령에 규정한 대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앵커]
산업계에선 이 법 시행을 이틀 앞두고 비명소리가 들리고 있어요. 하지만 노동계는 즉각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들은 각각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우선 대다수 중소기업과 경제계, 정부와 여당은 이 법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경제5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경총이 지난해 11월 50인 미만 사업장 1,053곳을 조사한 결과 45%는 안전·보건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사업장 규모가 작거나 공사금액이 낮을수록 관련 인력이 없다는 응답 비중이 컸습니다.
건설현장은 사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인 곳에서는 관련 인력이 없다는 곳이 35%로 나타났지만 20억원 미만에서는 45%, 1억원 미만에서는 60%로 조사됐습니다. 안전·보건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있다’고 답한 곳 중 57%는 사업주나 현장소장이 맡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소규모 기업일수록 안전인력 채용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겁니다.
반면 노동계에선 중대재해처벌법을 즉각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 적용 유예 기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며 “그동안 무계획, 무대책으로 일관해 놓고 적용을 미룬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즉각적인 법 시행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 법안의 유예는 불발됐고, 이틀 뒤면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이 법이 적용됩니다. 안전관리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또 교육을 받지 못해 법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업장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정부에선 이들을 도와주는 대책도 내놨나요?
[기자]
네. 정부는 지난 2년간 5∼49인 사업장 83만7,000 곳 중 45만 곳에 대해 컨설팅·교육·기술지도 등을 지원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전체 83만7,000 곳에 산업안전 대진단을 실시하는 등 앞으로도 이들 중대재해 취약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인데요. 8만 곳 중점관리 사업장 선정·지원, 안전보건관리 전문인력 양성, 직업환경 안전개선 지원 등에 총 1조5,000억 원을 투입한단 방침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이지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asy@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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