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리스크에 치솟는 유가⸱환율…투자 전략은?
원달러 환율 1400원 육박…원화값 17개월만에 최저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우려
증시 악재 불구…"미국향 수출주, 강달러 수혜 가능성"
유가 고공행진시 정유주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연일 치솟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확전 위기가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관련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도달 가능성 커졌고 국제유가 역시 10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수혜주를 기반으로 단기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중동 쇼크’ 원달러 환율, 1년 4개월 만 최고치…1,400원 눈앞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동 전쟁 확전 위기감이 와환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6원 오른 1,384원으로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며 강달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원화값이 1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이달 들어 미국 달러화 가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예상보다 늦게 내릴 거란 전망에 더해 중동 사태로 안전 자산 선호심리가 두드러지며 달러 강세가 힘을 받는 모양세다. 충돌이 확산되거나 길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세 차례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고강도 긴축기였다. 이와함께, 고유가 흐름이 강달러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수입 물가를 높여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이게 되고, 이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원화는 유가 불안에 2% 하락했는데 주요 31개국 중 가장 폭이 크다"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 환율 1,400원 진입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 치솟는 유가…"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유가 150달러"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배럴당 가격이 이미 9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연초와 비교해 20%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이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스라엘은 주요 산유국이 아니고,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316만 배럴로 전 세계 생산량의 4%에 불과하다. 그러나, 관건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다. 호르무즈 해협은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라크 등 주요 OPEC 산유국들의 핵심 해상 수송로다. 즉,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는 전 세계 원유 공급망을 차단하는 수순으로 국제유가 폭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상인증권은 "2011년 말 이란은 석유 수출 제재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로 위협한 바 있고 이는 유가의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무분별한 봉쇄 조치 발표 시 120달러 이상의 유가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세계 원유 교역의 30%, 액화천연가스(LNG) 교역의 20%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달러 수혜 미국향 수출주에 관심을…반도체·車·기계”
이 가운데, 증권가는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고유가와 강달러는 증시 악재성 재료로 주식 투자자로선 달갑지 않은 환경이다. 그러나, 증권가는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강달러 수혜주는 미국향 수출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른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향 수출주에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대표적인 업종은 반도체, 자동차, 기계 등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수요가 많은 필수 소비재와 유틸리티, 조정 이후에는 저평가된 정보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 기업 중심으로 재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대대적인 충돌이 계속될 때는 안정적인 기업보다는 필수 소비재, 방산, 에너지 등 지정학 리스크 확산 시 수요가 늘어날 기업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정유주, 실적 개선 등 업황 전망 긍정적"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며, 정유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유회사들은 산유국에서 원유를 들여오는데, 이 사이에 유가가 오르면 실제 유가를 판매 할 때 마진이 커지는 '래깅 효과'를 볼 수 있다. 유가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셈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보다 44.87% 증가한 1조9,62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증권가는 최근 한 달간 정유주 목표가 줄상향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목표주가를 8만6,000원 에서 9만3,000원으로 올려 잡았고, IBK투자증권10만5,000에서 11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흥국증권은 GS의 목표가를 기존 6만7,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올렸고, SK증권은 목표가를 5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메리츠증권은 “고점을 경신하는 국제유가에 따라 재고평가 이익과 견고한 정제마진에 수익 건전성은 장기화할 조짐”이라며 “업황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유주의 가는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시에 개선되는 국면에서 상승 폭이 크다"며 '현재 그 구간에 진입한 상태”라고 평가했다.이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는 100달러 위로 급등할 수 있어 반사 이익이 예상되는 정유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hy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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