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건설경기 불황…대형사 '해외사업'·중소건설 '비주택'서 활로 모색
삼성E&A· GS건설 사우디서 9조 6,000억 규모 플랜트 수주
동부건설, 금양 3억셀 2차전지 생산시설 등 비주택 사업 주력
정부 발주 물량 늘인 공공 공사에도 기대감
[서울경제TV=이지영기자] 건설경기 불황에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이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도급순위 10위 이내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해외 건설 및 신사업을, 중견건설사는 국내에서 비주택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E&A와 GS건설은 지난 2일 사우디에서 9조 6,000억 원 규모의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수주를 따냈다. 삼성E&A는 양질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지난해 해외수주 5위에 이름을 올린 해외사업 강자다. GS건설은 최근 몇 년간 유가 하락 등으로 해외 플랜트 사업 발주가 급감하자 국내 플랜트 사업에 집중해 왔다가,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다시 해외 플랜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반면,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우 주택 사업 비중이 컸던 탓에 새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보다는, 비주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토목과 건축 분야의 강점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의 경우, 해당 국가에 어느 정도 인프라가 깔려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해외 수주를 따내기 위해 저가 수주까지 단행한다면 수익성을 챙기기는커녕 오히려 적자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올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 △금양 3억셀 2차전지 생산시설 추가 공사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기타공사 △고속국도 제14호 창녕~밀양간 전기공사 1공구 등 공공공사 등 총 4건을 수주하며 총 약 3,400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 부문에 적극적인 건설사도 있다. HJ중공업은 올해 초 울산기력 해체공사를 시작으로, 부산 경제자유구역 관련 조성공사를 낙찰받으며 약 3,0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금호건설도 2,000억 원 규모의 가스 발전소 공사를, KCC 건설은 3,000억 원에 달하는 공공공사를 수주했다.
정부가 지난달 말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 차원에서 공공공사 발주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발표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55조5,035억 원 규모의 신규 공공공사를 발주할 예정인데, 이는 38조1,147억 원이었던 지난해보다 45.6% 증가한 금액이다. 여기에 정부가 적정공사비를 반영하겠다고 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상 공공공사는 민간사업에 비해 공사비가 낮게 책정돼 수익성이 낮아 사업에 참여하려는 건설사들이 많지 않았다.
진작부터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기업도 있다.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한양]
한양의 경우 최근 수년간 태양광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지난 2020년 준공한 전남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다. 지난 2021년부터 매월 약 50억 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발전소에서 생성한 전기는 100% 한국전력공사가 사간 뒤 지역으로 배분한다. 즉, 발전소를 지어만 두면 계속해서 수익이 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력 판매를 한전을 통해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사업처럼 경기 불황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태양광 외에도 LNG, 수소, CCUS 등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비중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주택 사업과 에너지 사업 비율이 7대 3이 가량이지만, 향후 5대 5로 바꿔나가겠다는 목표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풍력사업에 적극적이다. 시공순위 1위 타이틀도 갖고 있다. 양양 만월산 1·2단계, 영덕 해맞이, 영덕 호지마을, 평창 횡계 등이 공사 진행 중이다. 현재 상업운전중인 풍력단지는 경주풍력 1, 2단계, 태백가덕산 1단계, 태백가덕산 2단계다. 향후 2034년까지 1GW 풍력자산과 배당이익 1,500억 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eas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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