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이마트도 흔들…이커머스 공세 속 대형마트 생존 전략은?
창고형 매장, 가성비·상품 다양성·브랜드 상품성 확보
신선제품 주력으로 경쟁력 강화 꾀하는 대형마트
차별화된 고객 경험·구매 후기 QR·가성비 PB상품 관심
[서울경제TV=황혜윤 인턴기자] 4월 중순의 평일 오후, 퇴근 시간 전임에도 고양 스타필드 내 트레이더스 매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많은 사람들은 카트에 대량의 식료품뿐만 아니라 초밥 등 매장의 다양한 식품을 담기도 하며 신선식품관을 한참 구경하기도 했다. 쿠팡을 비롯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다양한 이커머스의 대공세 속에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타격을 받고 있는 지금, 또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코리아와 트레이더스는 꾸준히 견고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창고형 매장의 전략과 실적을 통해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 대형마트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흔들리는 대형마트와 견고한 창고형 매장
지난해 이마트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0.5% 증가한 29조4,722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영업손실 46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마트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8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3% 감소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5조7,347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80.4% 증가한 873억 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2022년 매출은 전년대비 1.9% 늘어난 6조6,006억 원이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60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266억 원 손실이 더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의 매출은 3년 연속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회계연도(2020년9월~2021년8월)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5조3,522억 원과 1,775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 회계연도(2021년9월~2022년8월)에는 매출 5조5,353억 원, 영업이익 1941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인 2022년 회계연도(2022년9월~2023년8월)까지의 기간에는 매출은 6조678억 원, 영업이익 1,887억 원이었으며 연간 순이익은 1,417억 원으로 전년대비 39.47% 증가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매출도 올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1.9% 증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롯데마트를 제외한 이마트와 홈플러스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는 여전히 매출이 증가하는 등의 견고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창고형 매장의 경쟁력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가 이커머스 발달과 편의점 경쟁력 강화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가성비’, ‘상품의 다양성’, ‘브랜드 상품성’ 등에 있다. 먼저 대용량 상품이기에 낱개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고물가 시대 속 가성비라는 장점이 있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 중인 20대 여성 한 씨는 “창고형 매장에서 대용량 식료품을 구매해 소분해 보관하는 편이 낱개로 구매하는 것보다 더 가성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고형 매장 경쟁력으로 브랜드 자체의 상품성도 들 수 있다. SNS에는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에서의 '필수 쇼핑 리스트'와 같은 정보 콘텐츠들이 종종 게시되거나 코스트코 인형 등 매장 상품에 대해서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스타필드 내부에 있는 트레이더스의 위치도 타 유통업계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복합형 문화공간인 스타필드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자 방문한 사람들의 트레이더스 유입 및 소비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매장 내 저렴한 푸드코트도 창고형 매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트레이더스에서는 조각 피자를 3,000원대로 파스타를 7,000원대로 판매하는 등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고객들이 푸드코트를 찾곤 해 16일 고양 스타필드에 방문했을 당시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 푸드코트만 즐기기 위해 트레이더스를 방문한 손님도 볼 수 있었다.
고양 스타필드 내 트레이더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푸드코트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대형마트의 생존 노력과 전략
대형마트는 이커머스 플랫폼 대비 경쟁력 있는 식료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거나 새로운 자체상품(PB) 상품을 판매하는 등 창고형 매장과 비슷한 경영전략을 취하기도 하며 경영 어려움 속 돌파구를 찾고 있다.
먼저 신선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존 대형마트를 리뉴얼해 식료품 비중을 크게 늘린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과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 등이 있다. 소비자들은 라면이나 화장품, 장난감, 샴푸, 의류 등의 상품들은 이커머스 업체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구매 후기를 볼 수 있어서, 물건이 무거워서, 더 저렴해서, 마트를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 등이 그 이유다. 그러나 신선 제품만큼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배송에 최소 1~2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신선 제품은 하루 이틀만 지나도 신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당일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가 경쟁력이 더 높다는 해석이다. 또 직접 두 눈으로 신선한지 확인하고자 하는 소비자들도 많아 신선 제품만큼은 대형마트가 경쟁력 있다. 이에 이커머스가 더 경쟁력이 있는 의류, 가전·전자제품, 장난감 등의 상품군은 줄이고, 식품 상푼군 내에서의 종류를 다양화해 차별성을 더하고 있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혹은 더 나아가 창고형 매장처럼 상품군과 상품군 내 종류를 다양화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1년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콘셉트를 앞세워 잠실에 미래형 점포 ‘제타플렉스’를 론칭했다. 이어 2023년에는 서울역점을 오픈했으며 향후에는 강북 지역에도 론칭할 예정이다. 제타플렉스는 다양한 상품군뿐만 아니라 식료품과 와인 분야를 강화한 매장으로 차별성을 더했다. 더불어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 위치한 ‘보틀벙커’ 4호점에서는 4,000여 종이 넘는 와인을 선보이고, 태블릿PC로 음악을 들으면서 와인을 추천받을 수 있는 체험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체험형 공간이 유행하는 현재 소비 전략에 대응하기도 했다. 이어 복합형 문화공간에 위치한다는 트레이더스의 장점처럼 대형마트도 체험형 공간과 다양한 전문점을 마련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함을 알 수 있다.
창고형 매장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자체의 상품성을 더한 PB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 상황 속 저렴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홈플러스 당당치킨과 이마트 생생치킨 등이 있다. 특히 당당치킨은 치킨 2만 원 시대 속 저렴한 치킨이라는 입소문이 나 치킨을 먹기 위해 오픈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거나 유튜브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상품 가격표에 구매 후기 QR을 기재해 고객이 상품 후기를 남기거나 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롯데마트에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스마트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매장 입구에서 QR 접속 시 다양한 할인쿠폰을 제공했다. 또 매장 내 가격표에 구매 후기 QR코드를 기재해 QR을 통해 접속한 사이트에서 각 상품의 구매후기를 골라볼 수 있도록 하며 구매후기를 볼 수 없다는 오프라인 매장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커머스의 발달이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흔드는 상황에서도 창고형 매장은 가성비와 상품 다양성, 브랜드 상품성 등의 특징으로 여전히 영업실적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흑자전환 및 영업이익 유지를 위해 새로운 영업 전략을 모색하고,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뿐만 아니라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도 국내 유통업계에 진출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가 가중된 지금, 어떤 영업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mohye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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