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 켰던 한은…10월로 미루나
KDI·정치권, 한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 발언 수위 높여
당국, 스트레스 금리 올리며 가계부채 조이기
튀어 오른 주담대…집값 상승 기대 심리도 올라
한은, 이달 기준금리 인하 결정 어려울 전망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내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금리인하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수도권 중심 집값 상승세와 튀어 오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하면 금리인하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외부 발언 수위는 높아지고 있지만, 금리인상을 압박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 금융당국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한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내수회복 위해 금리인하 해야”…금리인하 압박 나선 외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외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와 투자 위축이 경제성장 저하를 가져왔다며 한은의 8월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발언들이다. 이달 초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을 석 달 전보다 0.1%p 낮춘 2.5%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하향 조정 주요 이유로 한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꼽았다. KDI는 성장 둔화가 내수 부진에 주로 기인한다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민간 소비가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고 지적했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국책 연구기관이 한은 통화정책의 전환 시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적정성 여부를 논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한은을 향한 금리인하 압박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고금리가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통화정책 유연성을 강조하며 금리인하 주장에 힘을 실었다.
◆ 금융당국, 스트레스 금리까지 올려 가계부채 관리
그러나 한은은 선뜻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당장 9월 1일부터 두 달 연기된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중심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증가세를 잡기 위해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수도권에만 강화된 기준으로 적용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어제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간담회를 갖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함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만 스트레스 금리를 0.75%p에서 1.2%p로 상향 적용한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산정할 때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주택담보대출을 강하게 조여 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 튀어 오른 가계부채…고공행진 주담대
한은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을 보면, 6월 기준 1,896조2,000억원으로 분기 말 기준 사상 최대치다. 1분기 말보다 13조8,000억원이 늘어나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최대 규모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5,000억 줄었지만, 주담대가 16조원 급증했다. 당국과 전문가는 더 큰 문제로 3분기에도 가계부채 급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698조4,000억원,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월 기준 552조2,000억원에서 7월 559조8,000억원으로 5조원 넘게 늘었다. 올 상반기 매달 5~6조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 가계부채·부동산 리스크 상승…기준금리 인하 쉽지 않아
가파른 집값 상승세와 과열된 집값 상승 기대 심리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지수(CSI)는 이번 달 118로 전달 대비 3p 상승했는데 6개월 연속 상승이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지수(CSI)가 100보다 높으면, 주택가격이 1년 후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 전망 가구 수보다 많다는 의미다. 2021년 10월 당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지수(CSI) 125 기록 후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이다. 한국은행은 수도권 중심 부동산 경기가 과열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한은 금통위 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 인하 시점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고 밝히며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지만, 동시에 수도권 부동산과 가계부채 움직임 등 위험요인이 많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한은이 당장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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