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중단에 중대 재해...영풍 경영악화 언제까지

경제·산업 입력 2024-12-19 07:00:04 수정 2024-12-19 07:00:04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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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오염’에 조업중지로 매출 타격
9개월간 근로자 3명 사망 ‘중대재해’로 대표 구속
안전·환경 전문가 없는 이사회에도 지적 속출
'1년에 1,000억 원' 투자 주장…환경 제재 '그대로'
“M&A보다 내부 개선해 실속 챙겨야” 비판도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제련기업 영풍이 조업중단과 중대재해 등 잇단 사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영실적 역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골몰한 탓에 본업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영풍 석포제련소폐수재이용시설 전경. [사진=서울경제TV]


◇ 6년간 환경 제재 22건…‘생산중단’에 매출 타격도
영풍 석포제련소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6년간 22건에 대해 환경 제재 조치를 받았다. 토양, 대기, 인근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미비하거나,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다. 

이는 매출에도 타격을 준다. 환경 보호 강화 조치 미비로 생산중단처분을 받으면 조업을 정지해야 해서다. 영풍은 지난 6일 환경오염시설법 위반으로 인한 행정처분에 따라 석포제련소 생산을 10일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석포제련소는 영풍 매출의 39.78%를 담당한다. 아직 구체적인 조업 중지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석포제련소의 전체 매출 기여도를 고려하면 10일간의 조업중지로 상당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영풍은 2019년 폐수 유출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경상북도가 부과한 2개월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영풍 측 주장을 기각하고 경북도의 행정처분을 확정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영풍 석포제련소 생산중단 공시 내용.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9개월간 근로자 3명 사망…대표이사 나란히 구속됐다 보석
중대재해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장 설비 교체 작업을 하던 6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비소 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지 채 3개월이 안된 올해 3월에는 냉각탑 내부 이물질 제거를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낙하물에 맞아 사망했다. 5개월 뒤인 8월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올해 1월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와 석포제련소는 압수수색을 받았다. 박영민 대표이사는 중처법 위반 혐의로,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은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8월 말 나란히 구속됐다 이번 달 구속된 지 102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 안전·환경 전문가 전무한 이사회…ESG 향상 노력 ‘의문’
잇단 사고에도 영풍은 안전·환경 전문가 없이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영풍의 이사회는 5명으로, 대표이사 두 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표 2명을 포함해 구성원 중 ESG 관련 전문가가 단 한명도 있지 않다. 영풍이 올해 8월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 3명은 회계, 경영, 행정 자문을 맡고 있다.

특히 사내이사로 등록된 배상윤 대표이사는 석포제련소장이다. 석포제련소장은 안전·환경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석포제련소의 책임자다. 경영진의 업무를 감시·감독해야 하는 이사회에 감시·감독의 대상인 석포제련소장이 참여하고 있는것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의 이사회에는 2021년을 제외하고 10년간 석포제련소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사회 내에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일어나는 잇단 사고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없는 것이다. 영풍 측은 “안전 및 환경 관련 정책 담당 부서는 내부에 있으며 사외이사에 안전·환경 관련 전문가가 꼭 있어야 한다는 법적 조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 경영실적 악화는 ‘환경개선투자비용’ 때문?…환경 관련 제재 건수 '그대로'
영풍의 올해 경영실적은 적자권에 있다. 1분기 영업손실 432억 원, 2분기 영업이익 1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3분기 영업손실 179억 원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 영풍 실적 추이. (단위=억 원)[사진=김효진기자]

영풍은 자사 경영실적 악화 원인으로 ‘막대한 환경개선투자비용’을 지목했다. '1년에 1,000억 원'을 환경개선투자에 사용하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9월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실적 악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성두 영풍 사장은 “실적이 나빠진 원인은 최근 이익 수준을 초과하는 환경개선투자비용을 써야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영풍은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000억 원을 투자했고, 하반기에도 500억 원을 환경개선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받은 환경 관련 제재만 8건에 달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말 1년에 1,000억원의 비용을 쓴 것이 맞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영풍 측은 서울경제TV와의 통화에서 올해만 997억 원을 환경개선투자비용으로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영풍은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선 내부 문제가 심각한데 M&A보단 내부 과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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