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이자이익에도 영업점 줄이는 은행권
금융·증권
입력 2025-02-09 08:24:48
수정 2025-02-09 08:24:48
이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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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은행권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년간 급증한 대출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누리면서도 오프라인 영업점을 계속 줄이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금융 확산과 경영 효율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의 금융 접근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문제가 제기된다.
더구나 금융노조는 주 4.5일 근무제와 함께 영업시간 단축까지 주장하고 나서면서, 가뜩이나 긴 은행 대기 줄이 더 길어지지 않을까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8개 영업점을 다음 달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3월 7일 27개 점, 3월 31일 1개 점(경기도청 점)이 문을 닫고 인근 영업점과 합쳐질 예정이다.
폐쇄 예정 점포는 서울 건대역·까치산역·답십리·동대문패션타운·목동중앙·북악·서울역·신길서·신당역·제기동·조원동점, 경기 광명·매탄동·본오동·상일동·신갈·의정부·판교벤처밸리·평촌스마트·행신동·경기도청점, 인천 부흥오거리·임학동점, 대전 둔산크로바점, 울산 삼산점, 부산 안락동·좌동점, 경북 포항해병대점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지점 통폐합 배경을 설명했다.
영업점 축소는 KB국민은행만의 추세가 아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 영업점 수는 2023년 말 3927개에서 9일 현재 3818개로 이미 약 1년 1개월 사이 109개 줄었다. 다음 달 KB 영업점 통폐합이 마무리되고, 다른 은행들에 변동이 없다면 무려 137개의 지점이 없어지는 셈이다.
은행별 2023년 말 대비 오는 3월 말 기준 예상 영업점 증감 규모는 ▲KB국민은행 -25개 ▲신한은행 -29개 ▲하나은행 +5개 ▲우리은행 -52개 ▲NH농협은행 -36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입출금과 대출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앱·웹 등 온라인 비대면 채널로 이뤄지고 있어 효율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영업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의 막대한 이익 규모를 고려할 때 오프라인 고객의 불편을 가중하는 영업점 축소가 절박하거나 필수적인 조치인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많다.
최근 공시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순이익은 모두 16조4205억원에 이른다. KB·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신한금융도 2022년(순이익 4조6423억원) 당시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세후 3220억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작년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
순이익보다 이자 이익은 더 많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총 41조8760억원으로 전년(40조6212억원)보다 3.1% 또 불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11월 열린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서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고령자·장애인·비도심 거주자 등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처럼 집·직장 주변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영업점을 갈수록 찾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은행 영업시간까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는 지난 6일 열린 '2025년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주요 사업으로 금융공공성 강화, 관치금융 철폐, 고용안정 쟁취와 함께 '주 4.5일제 도입'을 명시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해 8월에도 '2024년 산별중앙교섭 핵심 요구안'으로서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노동시간 단축 ▲비정상적 근무시간 정상화(영업 개시 시간 오전 9시→오전 9시 30분) 등을 제시하며 결렬시 총파업을 경고하기도 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23년 기준 직원 근로소득은 평균 1억1265만원으로, 2022년(1억922만원)보다 3.14% 증가했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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