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불법 공장점거에 잇단 면죄부…재계는 '우려'
경제·산업
입력 2025-02-16 10:57:41
수정 2025-02-16 11:38:01
이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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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불법 공장점거에 배상책임 없다’ 지난 6일 최초 판결 이어 13일에도 4건 판결 잇따라
”사회적 합의 통해 불법 쟁의행위에 대해 책임 묻는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사법부가 노조의 생산시설 불법점거 행위에 따른 손해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면서 불법 행위 확산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원은 최근 공장 불법점거로 생산라인이 멈췄더라도 노조 측이 회사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연이어 내렸다. 이에 재계는 노조의 변칙적 불법 행위가 발생해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부산고등법원 민사2-2부는 지난주 현대자동차가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에 대해 노조의 불법적인 생산시설 점거 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청구한 소송 4건의 파기환송심에서 현대차 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2012년 8월부터 12월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약 994분간 울산공장 의장라인 등을 불법으로 멈춰 세우면서 현대차는 생산 라인 정지 및 피해 복구 비용 및 인건비, 보험료 등 손실을 감수했다.
하지만 부산고법은 노조의 공장 불법점거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추가 생산이 없었음에도 ‘피해가 회복됐다’는 노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여 4건의 파기환송심에서 모두 회사 측 손해에 대한 노조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부산고법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지난 2012년 12월 울산공장 1공장과 2공장 3개 의장라인을 도합 약 111분간 점거한 사건에 있어 조업 중단 기간이 단기간이었다며, 그 정도의 생산 감소분은 추후 짧은 시간 내 충분히 만회될 것이므로 회사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2012년 11월과 12월 울산공장 1공장과 3공장에서 6개 의장라인을 약 408분간 점거한 사건과 2012년 12월 울산공장 1공장, 2공장, 3공장 4개 의장라인을 317분간 점거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동일하게 단기간의 조업 중단이라고 판단, 회사의 피해로 이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도 부산고법 민사6부는 2012년 8월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울산공장 의장라인 등을 불법점거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및 지회 노조원에게도 배상 책임을 면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판결 결과를 악용한 노조의 변칙적 불법행위가 만연해지는 등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우려한다. 향후 생산시설에 대한 단기간 불법점거를 합리화하는 법리로 악용돼 노조의 변칙적인 불법 쟁의행위가 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가 단기간 불법 쟁의행위를 반복해 생산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이에 대해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는 조직적으로 회사 공장을 점령해 폭력을 행사하고 기물을 손괴해 막대한 생산 차질을 일으킨 사건”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 가담자들의 책임을 면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도 산업현장은 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법원은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대내외 기업 경영 환경 속 법원의 친노조 판결 리스크까지 커지며 기업을 옥죄고 있다”며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판결이 지속되면 생산시설 점거와 같은 불법 행위에도 기업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쟁의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더욱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노사 간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노동 환경이 마련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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