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찾아온 인가전…제4인터넷은행, 이번엔 다를까?
금융·증권
입력 2025-03-16 08:00:10
수정 2025-03-16 08:00:10
이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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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이어 농협은행 참전…신한·기업은행 검토 중
6개 컨소시엄 경쟁 내 자본조달력 관건 전망 제기
수익성·건전성 관리하며 포용금융 지키기는 과제

◆시중은행도 뛰어든 제4인뱅 인가전
현재 제4인뱅 인가전에 뛰어든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더존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총 6곳이다.
지난 10일 NH농협은행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했다. 앞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지난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지난달 유진투자증권이 참여를 공식화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시중은행 두 곳이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경쟁에서 안정적 자본조달력을 선점하게 됐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이끄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소상공인 특화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모험자본을 토대로 성장한 핀테크 유니콘이다. 지난 2016년 설립 이후 국내외 모험자본으로 투자를 받았고 6년 만에 유니콘에 등극했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이번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서 소상공인 특화를 전면으로 내세울 수 있는 배경에는 현재 자체적으로 제공 중인 170만 소상공인 사업장 대상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 제공 무기가 있다. 기존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금융권 신용평가 방식과 차별화된 소상공인 최적화 모델 도입을 통한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신한은행이 참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6월 더비즈온 지분을 취득하고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업무 협약은 진옥동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금융 솔루션과 비즈니스 플랫폼을 결합한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진행됐다. 2021년 당시 신한은행은 신규 서비스 개발뿐 아니라 금융·비금융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기업 신용평가 모델 개발과 팩토링 사업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은 “내부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클라우드 ERP(전사적 자원관리), 그룹웨어, 오피스, 스토리지, 전자세금계산서 등 기업의 통합커뮤니케이션 업무환경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과거 클라우드 업무환경 수요 증가 변화를 타고 성장했다. 이를 강점으로 더존뱅크 컨소시엄의 주축인 더비즈온은 현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특화를 내세우고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컨소시엄 6곳 가운데 가장 많은 회사가 참여한 유뱅크에는 네이버 클라우드, 현대해상과 다수의 스타트업이 참여를 확정했다. 현대해상을 주축으로 세무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온라인투자융자연개(P2P) 플랫폼 렌딧,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 등 다수의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소상공인 대상 정확도 높은 세무 데이터, 렌딧은 자체 신용평가 모델 개발 역량,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술 경쟁력 등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기업은행이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중소기업 대출시장 점유율 1위 기록을 바탕으로 신용평가 모델 구축과 대출 실행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뱅크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뿐 아니라 시니어와 외국인 특화를 내세우고 있어 제4인뱅 포용금융 취지에 걸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컨소시엄 참여 여부와 투자 의향서 전달 시점을 두고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2019년 토스뱅크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신규 인가전이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은행권에서는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가 또 다른 기회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있고, 비대면 영업이 대세를 이루면서 디지털 전환 효율화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미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협업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기회로 아예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이 은행에게는 윈-윈 전략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 수익성·건전성 관리하며 포용금융 지키기는 과제
다만, 제4인뱅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 시중은행과 차별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초반에는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 실행이 가능하지만, 결국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과제 앞에서 고신용자 대상 혹은 담보 중심 대출 쏠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는 지난해 대비 4.8% 늘어난 3조3183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대비 카카오뱅크 3.8%, 케이뱅크 7.0%, 토스뱅크 5.3%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저축은행 4%대보다 높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는 69조5385억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4조4783억원으로 3년 전 대비 3.3배 급증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신용대출 규모를 추월했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았던 토스뱅크도 내년 상반기 주담대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결국 인터넷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수익성이 높은 주담대 등 담보대출에 집중하면서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20년까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에 대해 중금리 대출 실적이 미흡하고, 해외 사례에 비해 혁신성이 부족하며 기존 은행의 서비스와 차별점이 적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집중 방지를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시장 개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부실 위험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며,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대출 공급 실적 확대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혁신과 신용평가기법(CSS) 개발 경쟁에 주력해 신용평가 기반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 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5~26일 이틀간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상반기 내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혁신적 사업모델과 포용금융에 기반한 지속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히며,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성과 등도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서는 포용금융과 혁신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진정한 인터넷은행 메기 탄생 기대감이 크다. /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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