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러닝족 증가에…빵빵런·수육런 신개념 이색 마라톤 등장

경제·산업 입력 2025-03-30 08:00:04 수정 2025-03-30 08:00:04 유여온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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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순위 상관없이 즐기는 ‘펀러닝족’ 증가
지구에 무해한 쓰레기 없는 마라톤 '무해런' 
참가자 1인당 빵 1개 기부하는 '빵빵런' 
메달 대신 '수육' 무한 제공하는 '수육런' 
어린이 타깃 '롯데월드타워 수직 마라톤'

'2025 무해런' 포스터. [사진=뉴스1]

[서울경제TV=유여온 인턴기자] ‘펀러닝(Fun-running)족'의 증가로 이색적인 콘셉트를 갖춘 마라톤 행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펀러닝족'은 기록이나 순위에 상관없이 뛰는 행위자체를 재미로 즐기는 이들을 말한다. 친환경 실천의 의미를 담은 마라톤,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마라톤, 달린 후 수육을 즐기는 마라톤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한 마라톤 행사들이 러너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에 무해한 쓰레기 없는 마라톤 '무해런' 

'무해런'은 서울시와 사단법인 '지구닦는사람들'이 공동 개최한 친환경 러닝 행사로, 국내 최초 '쓰레기 없는' 마라톤으로 기획됐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마라톤에서 흔히 사용되던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종이컵, 포장 쓰레기 대신 다회용 컵과 아리수 급수대를 제공해 친환경 문화를 조성했다.

첫 대회였지만 'No Trash'라는 독특한 러닝 컨셉이 입소문을 타면서 참가 접수 4일 만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현장은 쓰레기를 줄인다는 행사 취지에 맞춰 곳곳에 변화를 줬다. 참가자들의 물품 보관 봉투는 마트 종이봉투를 재활용했고, 배번 표도 버려진 종이를 ‘업사이클링’했다. 참가자들을 위한 간식도 비건 비빔밥과 비건 도넛, 비건 단백질 셰이크 등 ‘친환경’으로 준비했다.

이 같이 환경보호에 초점을 맞춘 마라톤 대회는 가치 소비와 이색 체험을 중요시 여기는 젊은 세대에 특히 주목받고 있다. 온갖 일회용품이 나뒹굴던 기존 마라톤 현장에 '친환경' 키워드를 접목한 새로운 발상에 적극 반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러닝과 빵, 러닝과 수육을 결합한 특이 마라톤 컨셉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닝을 끝낸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고칼로리의 빵이나 막걸리를 즐기는 '빵빵런'과 '수육런'이 그 대표적 사례다. 

'2025 빵빵런' 포스터. [사진=1986프로덕션]

◇ '빵빵런' 한번에 기부, 빵 시식, 패션 어워즈까지  
 
'빵빵런'은 빵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인만큼 지난해 '성심당’으로 유명한 대전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공식MD로 대전 빵지순례를 지도를 제공했다. 올해도 ‘베이커리’ 맛집이 많은 '성수동'이 행사 장소다.

완주 후에는 참가자들에게 국내 유명 빵집들의 빵을 제공한다. 젊은 세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노티드’의 클래식 바닐라 도넛과 ‘나폴레옹 과자점’의 멜론빵 등 인기 빵들을 한데서 맛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매년 참가자 1인당 1개의 빵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해 온 결과, 지금까지 총 2만100개의 빵을 기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행사의 가장 독특한 점은 '빵빵룩 어워즈'라는 패션 프로그램이다. 달리기 기록이 아닌 '패션'으로 승부를 보고 싶은 이들이 빵 관련 코스프레를 하고 오면 그 자체로 소정의 상품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식빵 모양의 탈을 쓰거나 핫도그 타이즈를 입는 등 특이한 복장을 한 이들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다. 마라톤이 아닌 '빵'과 '분위기'를 즐기러 온 이들까지 어우러져 일종의 '놀이의 장'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주최사인 1986프로덕션은 이제 '트레일런'에도 같은 콘셉트를 적용했다. 

◇ 빵트레일런, '빵 따라 달리다 산까지'

국내 최초 빵 테마의 ‘빵트레일런' 또한 단순한 러닝 이벤트를 넘어 나눔을 강조하는 의미로 수익금 일부를 지역 내 소외계층 아동에게 기부한다.

참가자들이 코스를 뛰며 빵도 즐길 수 있도록 코스 곳곳에 빵 전용 CP도 마련했다. 브런치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과자 집 등 각기 다른 컨셉으로 CP를 꾸미고 성심당 튀김소보로, 포비 허니밀크 베이글, 풍년제과 초코파이 등 인기 빵들을 맛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제20회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 대회' 포스터. [사진=금천구청]

◇ 완주자에게 메달 대신 ‘수육' 무제한 제공 

일명 ‘수육런'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완주자에게 메달이나 기록칩 대신 보쌈, 두부김치, 막걸리 등 먹거리를 무제한 제공한다. 이런 내용이 SNS에 퍼지면서 신청 접수 날 금천구청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참가자 950명을 모집하는 마라톤대회에 무려 10만여명이 몰린 것이다. 

사실 마라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유명한 대회였지만, 최근 젊은층에서 '펀러닝' 인기가 퍼지며 급속도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메달과 기록칩이 없어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기록을 갱신하고 순위에 의미부여하던 기존과 달리, 점차 함께 먹고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마라톤을 가장 잘 보여주는 행사다.

이 같은 '펀러닝'에 대한 인기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이어졌다. 국내 최초 수직 마라톤 대회를 기획한 '롯데온'은 가족과 어린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별도 코너로 '키즈런'을 마련했다. 

'키즈 스타이런' 포스터. [사진=롯데온]

◇ 아이들도 즐기는 '수직 마라톤'

'스카이런'은 123층에 달하는 롯데월드타워의 2917개 계단을 오르는 대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티켓 판매 5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롯데온이 이번에 기획한 '키즈 스카이런'은 자녀와 보호자가 짝을 이뤄 참가하는 번외 대회로,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고 도전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바야흐로 '펀러닝족의 시대'. 이제 마라톤은 '혼자'가 아닌, '함께' 즐기는 체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건강'을 넘어 일종의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마라톤이 앞으로 어떤 콘셉트로 등장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yeo-on03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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