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인디 싱어송라이터 ‘우효’와 맞손…음원공개부터 콘서트 개최
현대차, '캐치! 티니핑 제작사 SAMG와 맞손…대규모 유스마케팅 나서
현대차 "영화 '밤낚시' 흥행이 티니핑과 협업으로까지 이어져"
전문가 "무거운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서 벗어나 신선한 이미지 줄 것"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출처=유튜브 기아 공식 채널]“어린아이가 그린 듯 삐뚤빼뚤한 모양의 자동차는 꽃을 바퀴 삼아 나아간다. 뿌연 배출가스 대신 꽃씨를 뿌리며….그 뒤로 잇따라 꽃이 피어난다”(기아X우효 시보광고)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이 영상(사진)은 기아의 새 시보광고(시간을 알리는 광고)다.
기아는 지난 3월 28일 국내 인디 싱어송라이터 '우효'와 손잡고 브랜드 철학을 담은 노래를 공개했다. 2014년에 데뷔한 우효는 일상적이면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가사를 바탕으로 따뜻하고 개성 있는 음악을 보여주는 싱어송라이터다.
앞서 기아는 2023년 7월, 우효와의 1차 협업을 통해 '나를 움직이는 힘, 우리'라는 1분 분량의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며 기아만의 브랜드 철학을 전달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기존의 마케팅 형식에서 벗어나 노래, 영화, 캐릭터 콜라보 등 브랜디드 마케팅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런 배경은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서, 개인의 일상 곳곳에 자리잡아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한 패러다임으로 분석된다.
현대차·티니핑 메인 이미지.[사진=현대차] 먼저 현대차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을 제작한 SAMG 엔터와 손을 잡고 대규모 유스 마케팅에 나선다고 지난 8일 밝혔다.
티니핑은 유튜브·OTT 누적 조회수가 13억 회가 넘어가고, 지난해 해당 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가 관객 124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K-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오른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먼저 양사는 티니핑 캐릭터들과 현대차 전용 차량 캐릭터가 등장하는 10분가량의 스핀오프 필름을 제작한다. 티니핑 캐릭터들이 직접 제작한 현대차 전용 캐릭터를 타고 레이싱 대회에 도전하는 에피소드가 담겼다.
티니핑 캐릭터들이 직접 제작한 현대차 전용 캐릭터를 타고 레이싱 대회에 도전하는 에피소드도 담긴다. 티니핑이 애니메이션 세계관 내에서 기업 브랜드를 접목한 콘텐츠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우효 콜라보레이션 음원 '너를 부르고 있어' 관련 이미지.[사진=기아]“내 사랑은 잃어버린 엔진을 너를 부르고 있어…내 사랑은 너를 향해 움직여 항상 흐르고 있어” (우효x기아 노래 너를 부르고 있어 中 가사)
시보광고에 이어 기아는 지난 3월 30일 우효와 2차 협업도 진행해 노래 ‘너를 부르고 있어’를 발매했다. 1차 협업에서는 공동체의 의미와 가치에 주목했다면, 2차 협업에서는 공동체인 '우리'를 구성하는 '나'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용자들은 신기해하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우효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자동차 브랜드인 기아와 콜라보해서 엄청 신기했다”며 이번 콜라보송은 특히나 몽환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고, 새로운 상상의 나라로 나아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우효라는 가수의 이름은 처음엔 젊은 직원들에게도 낯설었지만, 음악을 들어 보니 기아가 추구하는 감성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우효와 컬래버 콘서트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 밤낚시의 한 장면.[사진=현대차] 현대차의 브랜디드 마케팅(매체 고유의 성격과 색깔에 맞게 만든 광고) 다변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현대차는 배우 손석구를 주연으로 한 영화 ‘밤낚시’를 선보였다.
'밤낚시'는 현대자동차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단편 영화로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한 사건과 반전 스토리를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다.
영화는 기존의 PPL 방식과 차별점을 둬 PPL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였다. 자동차의 모습을 임팩트 있게 노출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아이오닉 5'의 온전한 모습이 한 번도 나오지 않게 했다. 대신 영화 내내 긴박한 액션과 다양한 장면 구성을 '빌트인캠',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 등 '아이오닉 5'의 카메라 시선으로 연출해 독특한 크리에이티브와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시각의 끊이지 않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영화는 15분 내외로 짧은 편임에도 불구, 누적 관객수 4만명을 돌파했고, 그해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총 3개의 상을 수상했다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전무는 "30초 광고마저 3초의 숏폼으로 보는 등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객 소통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시성비 있는 스낵 무비 콘셉트로 기획된 이번 작품이 영화계에 활력이 되고 고객들에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마케팅 다변화 시도하는 이유는?
현대차그룹이 광고를 넘어 마케팅 다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현대차는 자동차라고 해서 단순히 ‘차’를 홍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봤다. 차박 등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에서 벗어나 개인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만큼 마케팅 역시 변화된 관점에 맞춰 새롭게 설계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영화 '밤낚시' 주요 장면.[사진=현대차] 이에 대표적 사례로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초 제작한 단편 영화 <밤낚시>를 꼽았다. 영화 밤낚시는 러닝타임 13분, 티켓 가격 1000원의 실험적인 포맷이었지만, 누적 관객은 4만6000명을 돌파하며 CGV 단독 상영만으로 전체 박스오피스 9위까지 올랐고, 관객의 62%가 10~30대였다.
이는 영화 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끼쳤다. 영화 개봉 이후 ‘스낵무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고, 이후 밤낚시와 유사한 형태의 제작 시도들이 이어지며 문화적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현대차·티니핑 콜라보 로고 1종.[사진=현대차] 그러면서 현대차는 영화 밤낚시의 흥행이 티니핑과의 협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티니핑은 이제 단순히 어린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넘어 티니핑이 만들어가고 있는 사회문화적 트렌드(-핑 트렌드, 예능 및 소셜 콘텐츠, K-팝 콜라보 등) 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보고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사랑받는 캐릭터를 통해 현대차가 성장 세대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 어떤 파급력 있을까
실제로 이런 콘텐츠 다변화가 고객들의 눈길을 끄는 것도 확실하다. 이번 티니핑 협업도 공개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비자들은 “아이들 때문에 이제 아이오닉 5를 사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소리부터 시작해 “현대차와 티니핑의 콜라보 전시가 열리는 고양 모터스튜디오에 무조건 가야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학계측도 현대차의 브랜디드 콘텐츠 다변화 방식이 무거운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선한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우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는 “기본적인 목적은 타겟층 확보”라며 “인기가 많은 캐릭터와 컬래버를 해 성장세대에게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인식해 놓으면 향후 소비자층이 됐을 때 호감도나 관심도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특히 티니핑의 경우 유아층뿐 아니라 mz세대에도 인기가 많아 타켓층 확장과 다변화에 더 용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차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회의도 하는 등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활용하는 용도가 넓어진 만큼 기업 차원에서도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한 여러 마케팅 방식들을 진행하는 것"이라 말했다. /jinmh09@sedaily.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