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식품·외식 물가 상승세…가격인상 주춤해질까
경제·산업
입력 2025-04-06 09:28:36
수정 2025-04-06 09:28:36
고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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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장기화에 원재료 부담 커져
기후변화로 물가 변동성 확대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올해 들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세가 거세지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인건비·에너지 비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정부 리더십 공백, 탄핵 정국 장기화에 최근까지 식품·외식 기업 약 40곳이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며 물가를 올렸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주춤해질지 주목된다.
◇ 가공식품·외식 물가 3%대 껑충…정국혼란에 가격인상 속도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작년 동월 대비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3.6%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기업들이 가격을 올린 커피(8.3%), 빵(6.3%), 햄과 베이컨(6.0%)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외식(3.0%)도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2.1% 올랐는데, 외식과 가공식품이 전체 물가를 각각 0.42%포인트, 0.30%포인트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3개월간 커피, 빵, 냉동만두, 과자, 아이스크림 등이 줄줄이 올랐다. 이달 초에도 라면(오뚜기), 맥주(오비맥주), 햄버거(롯데리아) 등의 가격이 인상됐다.
최근 몇 달 사이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롯데웰푸드, 오뚜기, 농심, SPC삼립, 오리온 등 식품 대기업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을 올리지 않은 기업과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기업들은 원부자재와 인건비 등이 오른 데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 단가가 높아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호소한다. 게다가 지난해 정부로부터 물가안정에 동참해달라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고 가격 인상을 미루면서 부담을 감내해왔다고 기업들은 주장했다.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봇물 터지듯 하는 데에는 정국 혼란으로 정부의 물가 관리가 힘을 받지 못한 틈에 가격 인상을 서두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6일 "기업들이 가격을 올린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올리자는 의도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니 바로 가격을 인상하기는 어렵다. 대통령 선거 기간에 인상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추가 인상 있을 듯…1400원대 고환율 장기화에 원가 부담
계엄 사태 이후의 가격 인상 도미노는 끝나더라도 먹거리 물가가 단기에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식품·외식 기업의 가격 인상 사례는 앞으로도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 때문에 경기가 굉장히 안 좋아 매출은 작년만 못 하고 원가 부담은 크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기업들이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일부 배달용 메뉴 가격을 올린 것 말고는 가격을 올리지 않고 이익을 줄였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해 가격을 올려야 할 상황을 맞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자유무역 질서에 균열이 생기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가속화하고, 이는 국내 먹거리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물가 안정은 아예 기대 안 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안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1400원대에 머물러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한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유지되면 원가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11월 1400원을 돌파한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1400원을 훨씬 상회하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를 대부분 3∼6개월 전에 구매하는데 1300원대에 수입하다 이제 1400원대에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환율 급등 여파로 한 대형마트에서 올해 연간 물량으로 계약한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 단가가 지난해보다 약 10% 올랐다. 미국·호주산 소고기도 환율에 비례해 꾸준히 판매가가 상승하는 추세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안 좋아 수요 압력이 약해 당분간 소비자물가는 많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먹거리 물가는 너무 오른 상황이라 조금만 올라도 굉장히 높아 보일 것"이라며 "지표상 소비자물가지수는 그렇게 높지 않아도 생활물가가 높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도 물가 변동성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폭염, 집중호우, 극한 기상현상 등 기후변화로 농산물 등 가격이 상승하는 기후플레이션(기후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는 1년 전보다 49.7% 오르고 무는 86.4% 상승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작황이 부진해 식탁 물가가 오른 대표적 사례다.
외국의 기후변화 현상도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에 브라질·베트남의 커피 원두와 서아프리카의 코코아(초콜릿 원료) 생산이 급감하자 국내에서도 커피와 초콜릿 가격이 올랐다. 기후변화로 집중호우, 산불 등의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높아져 농수산물 생산이 감소하기도 한다.
최근 경북 산불로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9%가 직간접적 피해를 봤으며 마늘, 고추 등도 피해가 있었다. 통계청은 이번 산불 피해로 일부 농산물 가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igh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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