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작 우려 먹기?" 게임 업계에 부는 리마스터링 바람
경제·산업
입력 2025-05-10 08:00:06
수정 2025-05-10 14:00:12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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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기작품 개선해 재출시
신작 개발비 오르며 활발해져
반짝 인기 불과하다는 우려도

게임 업계에서의 리마스터링은 오래 전 기기에 맞춰 제작된 작품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꿔 새로 출시하는 것을 일컫는다.
음반이나 영상 업계에서의 리마스터링처럼 단순히 화질·음질만 높아진 경우도 있지만, 원작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던 요소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리마스터링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넥슨이다.
넥슨은 2023년 '마비노기 이터니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고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마비노기'의 엔진을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5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노기는 자체 개발한 '플레이오네 엔진'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플레이오네 엔진은 마비노기가 처음 출시된 2000년대 초반에는 혁신적인 엔진이었으나, 최신 기술과는 여러모로 궁합이 맞지 않아 콘텐츠 확장에 걸림돌이 돼왔다.
게임 업계에서 오래된 게임의 엔진을 교체하는 것은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로 여겨진다. 특히나 마비노기처럼 20년 이상 서비스해온 게임의 경우, 고층 빌딩을 정밀하게 해체한 뒤 기초를 다시 깔고 재조립하는 수준에 가깝다.
넥슨의 클래식 1인칭 슈팅게임(FPS) '서든어택'도 리마스터에 가까운 신작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지난 3월 '서든어택'의 그래픽 업그레이드 버전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를 공개하고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페이지를 열었다.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는 기존의 '주피터 엔진'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나 화질과 이펙트 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개선한 리마스터 버전이다.
넥슨은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를 발판 삼아 PC FPS 게임 수요가 높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소프트 론칭할 계획이다.
당장 국내 서비스 계획은 없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왕성하게 서비스 중인 국내 '서든어택'에도 이런 리마스터링이 향후 적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크래프톤도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의 엔진 버전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3월 개발자 토크 영상을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기존 언리얼 엔진 4에서 5로 업그레이드를 위한 개발을 작년부터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수 게임업체는 호환성 문제 때문에 새로운 버전이 나와도 엔진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특정 시점의 버전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라이브 서비스 고도화'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크래프톤은 언리얼5 업그레이드를 "향후 PUBG가 더욱 확장할 수 있는 개발적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엔진 전환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밖에 라인게임즈도 지난해 4월 스마트폰 게임 초창기에 선보여 현재까지 서비스 중인 인기작 '드래곤 플라이트'의 엔진 교체 작업을 발표했다.
해외 콘솔 게임 업계에서도 리마스터가 한창이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호라이즌 제로 던'·'더 라스트 오브 어스' 등 기존 명작 게임을 최신 콘솔 기기인 PS5와 PC 버전으로 리마스터해 출시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도 최근 '닌자 가이덴 2', '엘더스크롤 IV: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작품을 내놨다.
신작 게임 개발 비용이 갈수록 올라가고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리마스터링은 앞으로도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게임 업계가 신규 IP 발굴이 어려워지자 기존 IP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리마스터 효과가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로 대부분의 리마스터 게임들은 과거 인기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출시 전후로 큰 관심을 받다가 순식간에 시들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게임 업계가 리마스터링 작업뿐 아니라 신규 IP 발굴에 더 집중해 이용자들에게 신선한 작품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q000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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