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 115%p 인하 합의…“한미 통상 협의 급물살 가능성”
경제·산업
입력 2025-05-13 08:50:10
수정 2025-05-13 08:50:10
고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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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100% 넘는 고율의 관세로 서로를 겨누며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이 12일 각자 상호관세를 큰 폭으로 내리고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촉발한 이번 관세전쟁의 주요 타깃이 중국이었다는 점에서 이날 합의가 다른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미중이 비교적 신속하게 협상의 성과물을 만들어내면서 사흘 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통상 협의가 속도를 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틀간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각각 상호관세를 115%p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 상품에 매기는 관세는 145%에서 30%로,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겼던 보복관세는 125%에서 10%로 각각 낮아진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펜타닐(합성 마약의 일종) 원료 밀수출 문제를 명분으로 부과한 20%에 기본관세 10%, 상호관세 115% 등인데, 여기에서 상호관세 115%를 걷어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은 이 같은 합의 결과를 오는 14일까지 조치하고, 인하된 관세를 90일간 적용하고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서로 살인적인 수준의 관세를 주고받으며 '치킨 게임'으로 치닫던 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대결 국면에서 봉합 국면으로 전환되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미중이 생각보다 전격적이고 큰 폭으로 관세 인사 협의를 이룬 것 같다"며 "양국이 출혈 경쟁식의 자해적 행위를 중단하고 협상을 시작하는 출발점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인협회 글로벌리스크팀장은 "미국에는 10%, 중국에는 30% 관세가 남아 있지만, 양국 상품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 이 정도면 만족할만한 수준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협상이 전격적으로 타결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의 국내 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채권, 외환, 주식 등 시장 불안과 소비자, 제조업자 등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 협상을 서두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상호관세 25%를 예고한 미국과 이에 대한 면제·예외를 주장하는 한국 간의 통상 협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다른 국가에 부과하는 관세가 중국과 비슷한 20∼30% 수준이 된다면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한국 등과 차등 협상을 통해 중국보다 낮게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부 통상 당국도 이날 미중 합의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한미 통상 협의에 줄 영향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한미 '2+2' 고위급 통상 협의 이후 한미 양국은 실무선에서 관세, 비관세, 투자 협력, 경제안보, 디지털 무역 등 분야에서 의제를 좁혀가면서 본격적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한미 실무 협의에서는 미국 측의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완화, 구글지도 반출 등 구체적 요구나 조선, 에너지 등 산업 협력 방안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논의되고 있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한미 간의 통상 협의가 오는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제주에서 APEC 회원국 통상장관과 다양한 양자 회담을 추진하면서 한미 고위급 통상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미국산 수입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 의지와 조선 중심의 전략적 한미 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본 전략을 바탕으로 7월 8일까지 미국의 관세 인하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한미 통상 협의의 속도와 관련해 당초 미국 측은 '빠른 협의'를 추구했으나 최근에는 한국과의 무역 협의에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하면서 협상 일정과 속도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이날 미국이 '가장 큰 숙제'로 꼽히던 중국과 합의 물꼬를 트면서 한미 통상 협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 통상 당국은 일관되게 6월 대통령 선거 등 정부 교체기를 앞두고 한미 통상 협의를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고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허윤 교수는 "미국이 협상을 서두른다고 우리가 꼭 같이 서두를 필요는 없고 현실적으로도 어렵다"며 "한국은 미국에 FTA 체결국이자 미국의 공급망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한미 FTA에서 합의한 무관세를 목표로 협상을 끌어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협상 전략이 변화무쌍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대중국 관세가 낮게 조정된 것은 한국에 대한 25% 관세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도 "미국은 한국에 관세만이 아닌 '패키지'라는 용어를 써온 만큼 주한미군 분담금 등의 문제를 연계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짚었다. /high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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