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HBM 장비 수주전 재점화…SK하이닉스, 한미·한화 저울질

경제·산업 입력 2025-06-08 08:33:54 수정 2025-06-08 08:33:54 김수윤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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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HBM3E 생산용 TC 본더 납기 한 달 앞둬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에 나란히 주문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 장비 'TC 본더'의 인도 마감일이 한 달가량 남은 가운데 하반기 수주 물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 SK하이닉스와 마찰이 있었던 한미반도체가 하반기에 더 많은 물량을 가져갈지, 신규 공급처인 한화세미텍과 양분하는 수준에 그칠지 업계의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지난달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한 HBM용 TC 본더 장비의 공급 계약 종료일은 다음 달 1일까지다. 3월 한화세미텍이 두 차례에 걸쳐 납품 계약을 맺었던 TC 본더 장비도 같은 기간이다. 계약 종료일은 계약일로부터 해당 시점까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날로, 업체들은 이에 맞춰 순차적으로 장비를 인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장비는 현재 시장 주류이자 최신 제품인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 12단' 생산에 사용되며 대부분 청주공장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TC 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HBM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D램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정하는 공정에 TC 본더가 쓰인다.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캐파(생산능력)를 확대 중인 SK하이닉스가 올해 총 60∼80대 안팎의 TC 본더 장비를 추가로 사들일 것으로 추정한다.

올해 상반기(3월·5월)까지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공급하기로 한 TC 본더의 규모는 총 805억원(부가가치세 VAT 제외)으로, 같은 기간 총 428억원(VAT 포함)의 수주를 따낸 한미반도체보다 많다. 이 기간 두 업체의 공급 장비 대수는 30대가 넘는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의 벤더(공급업체) 다변화 전략에 따라 경쟁을 붙게 된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하반기 물량을 놓고 다시 한번 치열한 각축을 벌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HBM3E 12단 제조 공정에 한미반도체 장비를 전량 사용해왔으나 올해 초 한화세미텍이 새롭게 공급망에 진입했다.

단일 공급업체였던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의 합류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SK하이닉스에 장비 가격 인상 요청, 고객서비스(CS) 전담 인력 철수 등과 같은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한미반도체가 5월 한화세미텍과 비슷한 규모의 물량 계약을 맺으면서 일각에서는 양사 간 갈등이 일단락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하반기 물량을 위해 한미반도체가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SK하이닉스가 특정 업체를 배제하거나 택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 업체와 파트너십을 유지한 채 새로운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미반도체는 최근들어 SK하이닉스와 관계 회복에 집중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모습이다.
실제 한미반도체는 최근 CS 인력들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 복귀시켰으며, 청주에 이어 이천에도 고객사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한 거점 오피스를 개소했다.

또 지난 5일 출범한 HBM4(6세대)용 TC 본더 전담팀 '실버피닉스'도 사실상 SK하이닉스를 겨냥해 만든 것으로, 이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 의지와 함께 차세대 제품 물량 수주까지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이에 맞서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인근에 첨단 패키징 기술센터를 설립하며 협력 강화에 나섰다. 또 TC 본더 등 장비 생산역량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약 330억원 이상을 투입해 창원에 통합사업장을 구축했다. 양사는 HBM3E용 TC 본더뿐 아니라 차세대 장비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물량은 구매자인 SK하이닉스의 결정에 달린 것으로 장비 가격이나 성능,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추가 물량을 따내기 위해 기술 개발이나 캐파 확대 등에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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