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K-콘텐츠 10건 중 7건은 웹툰…업계 "처벌 수위 높여야"
경제·산업
입력 2025-06-14 09:05:09
수정 2025-06-14 09:05:09
진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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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툰'·'아지툰' 낮은 형량에 볼멘소리도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오픈 채팅방과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타고 불법 웹툰이 퍼지면서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드라마는 물론, 원작 웹툰을 찾아보는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어로 불법 번역된 웹툰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불법 웹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이를 유포하는 웹사이트 운영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4일 한국저작권보호원의 '2024 해외 한류 콘텐츠 침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한류 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에 게시된 불법복제물 가운데 71.6%가 웹툰, 나머지 28.4%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영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보호원이 파악한 한류 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 2만8721개 가운데 표본 1천여 곳에서 유통된 총 4억1천400만개의 불법 콘텐츠 분야를 분석한 결과다.
영화·방송 등 영상 한류 콘텐츠가 불법 유통되는 비중은 2002년 39.9%에서 지난해 28.4%로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웹툰 불법유통은 60.1%에서 71.6%로 늘어났다.
불법 웹툰은 수년째 작가와 플랫폼, CP(제작사)가 해결을 요청해 온 문제지만, 오히려 최근 들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불법 웹툰으로 인한 피해액도 이미 수천억대를 기록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 웹툰으로 인한 피해액은 4465억원(2023년 기준)으로, 전체 산업 규모의 20.4%에 달했다.
이조차도 적게 추산된 것으로, 실제로는 피해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불법 유통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는 규모조차 산정이 어려울 정도"라며 "글로벌 기준으로는 합법 시장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불법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불법 웹툰 사이트 개설과 폐쇄를 반복하며 숨어다니는 운영자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불법 사이트를 단속해 폐쇄하더라도, 곧이어 새로운 웹사이트가 등장한다. 이 같은 정보는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 등 폐쇄적인 SNS를 통해 전파돼 플랫폼이 찾아내기도 어렵다.
카카오엔터 산하 글로벌 불법유통 대응 전담팀 피콕(P.CoK)은 "도박, 성인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국내 불법 웹툰 사이트 역시 실제 운영자를 특정해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애써 적발해낸다고 해도 피해 규모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지도 않는다는 점도 업계의 불만 사항이다.
최근 불법 웹툰 사이트 '오케이툰'과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등을 운영해 온 A씨가 국제 공조 끝에 붙잡혔지만, 지난달 1심에서 징역 3년, 추징금 7억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4월에는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 '아지툰'을 운영해 온 B씨가 2심에서 징역 2년, 7149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웹툰뿐만 아니라 OTT 콘텐츠까지 전방위로 저작권을 침해했음에도 3년 형을 선고받은 것은 피해 규모를 고려했을 때 터무니없이 적은 양형"이라며 "이 결과는 다른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 또는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오히려 해 볼만 한 사업이라고 홍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저작재산권 침해 형량 상한선인 5년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웹툰 플랫폼 7곳이 모인 웹툰불법유통대응협의체는 "'제2의 오케이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불법 운영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형량 구형, 범죄수익 몰수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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