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 수술 로봇 ‘휴고’…20년 ‘다빈치’ 독점 깨뜨리나

경제·산업 입력 2025-12-22 17:07:00 수정 2025-12-22 18:13:00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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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암 수술 등에 활용되는 로봇 수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다빈치'에 도전장을 내민 '휴고'가 국내에 들어왔는데요. 가격 경쟁력이 있는 휴고가 확산되면 환자 수술비 부담도 낮아질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이금숙 기자입니다.


[기자]
360도 돌아가는 '로봇 팔'과 10배 이상 확대된 고해상도 3D 영상 시스템을 통해 외과의사가 더 정밀한 수술을 하도록 돕는 수술용 로봇. 외과·비뇨의학과·부인과·이비인후과·흉부외과에서 일반 수술은 물론 암 수술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초의 수술용 로봇 ‘다빈치(da Vinci)’는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사가 개발했으며 수술용 로봇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2005년 도입 후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200대 이상이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장비 가격과 소모품 비용은 로봇 수술 확산의 걸림돌로 꼽혀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의료기기 1위 기업 메드트로닉이 수술용 로봇 ‘휴고(Hugo)’를 개발해 다빈치의 독점 구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휴고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 다빈치가 대당 20억 원대 초중반인 반면, 휴고는 12억~16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모품 비용 역시 2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메드트로닉의 휴고가 상당수 보급되면서, 기존에 독점적 지위를 가졌던 인튜이티브서지컬사의 다빈치 가격도 20% 이상 인하된 사례가 있습니다. 사실상 독점에 가까웠던 시장 구조가 깨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두 로봇의 기능은 대동소이하다는 평가입니다. 휴고는 지난 5월 서울대병원에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 170건 정도 수술이 시행됐습니다. 전립선암, 신장암 뿐만 아니라 수술 난도가 높은 췌장암, 간이식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적용됐습니다.

휴고는 다빈치와 다르게 ‘오픈 콘솔(의사가 앉아 로봇 팔을 조종하는 조종석)’ 방식이다 보니, 수술 침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집도의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쉽고, 수술실 내 의료진 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빈치는 로봇 팔들이 하나의 시스템에 묶여 있는 구조라면, 휴고는 로봇 팔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모듈형’입니다. 수술 종류나 집도의 선호에 따라 몇 개만 사용하거나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게 특징으로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휴고는 아직 1세대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기구 다양성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메드트로닉은 스테이플러, 에너지 디바이스 등 복강경 수술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휴고에 적용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휴고 같은) 이런 경쟁 제품이 있음으로써 전반적으로 비용들이 계속 이제 떨어지는 추세로 갈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의료 비용 절감 그다음에 로봇 수술 확산에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휴고의 등장이 20년간 이어진 다빈치 독점 체제를 흔들며 국내 로봇 수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이금숙입니다.
/ksle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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