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 계열사 실적 부풀려 공공택지 ‘1순위 편법’…공정위 제재

경제·산업 입력 2025-11-17 15:36:33 수정 2025-11-17 15:36:33 이지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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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지영 기자] 아파트 브랜드 ‘우미 린(Lynn)’으로 알려진 우미그룹이 계열사에게 공사 물량을 몰아줘 공공택지 1순위 입찰 요건을 맞춘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부당 이득을 얻은 계열사 등에 총 483억 7900만 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하고, 우미건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우미그룹은 2017년부터 자신들이 시행한 12개 아파트 현장에서 실적이 없거나 부족한 계열사 5곳을 ‘비주관시공사’로 지정했다. 이들 회사에 돌아간 공사 물량은 4997억 원 규모다. 계열사들이 공공택지 입찰 1순위 자격인 ‘주택건설 실적 300세대 이상’을 갖출 수 있도록 실적을 인위적으로 쌓아준 것이다.

LH가 2016년 공공택지 입찰 기준을 강화하면서 실적 보유 법인이 더 필요해지자, 우미는 집단적으로 ‘벌떼입찰’을 이어가기 위해 실적이 없는 회사들까지 시공사로 끌어들였다. 일부 회사는 건축공사업 면허도 없는 상태였지만, 그룹 차원의 기술자 지원과 자본금 증자 등을 통해 명목상 실적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은 총 4997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대부분이 연 매출 5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특히 총수 2세 자녀가 세운 ‘우미에스테이트’는 설립 4개월 만에 880억 원 규모 사업을 받아 입찰 자격을 확보한 뒤, 실제 낙찰까지 따냈다. 이후 2022년 우미개발에 지분을 넘기며 총수 2세는 약 117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우미그룹은 이렇게 실적을 조작한 계열사들을 앞세워 총 275건의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했다. 2020년에는 군산 D2, 양산사송 C2 등 두 곳에서 실제 낙찰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그룹은 7268억 원의 매출과 1290억 원의 매출총이익을 추가로 확보했다.

공정위는 “실적이 없는 계열사에 합리적 이유 없이 대규모 공사 물량을 우회 제공한 것은 명백한 부당지원”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특수관계인이 아니더라도 입찰 자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면 시장 경쟁을 왜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는 총 11곳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우미건설(92억4000만 원), 우미개발(132억1000만 원), 우미글로벌(47억8000만 원), 명선종합건설(24억2400만 원), 우미산업개발(15억6600만 원), 전승건설(33억7000만 원), 명일건설(7억900만 원), 청진건설(7300만 원), 심우종합건설(65억4200만 원), 우미에스테이트(25억1400만 원), 명상건설(39억5100만 원) 등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계열회사에 실적을 부여하기 위해 합리적 사유 없이 대규모 공사 물량을 집중 제공하는 경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로 엄중 제재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특수관계인 회사가 아닐지라도 입찰자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는 지원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as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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