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후변화 막을 ‘탄소세’, 누가 내야할까

경제·산업 입력 2020-05-25 16:14:37 수정 2020-05-25 16:14:3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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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의 위기 시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로 심각해가는 기후변화 때문인데요. 

국제 지속가능성연구단체인 퓨처 어스(Future Earth)가 52개국 222명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세계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대응 실패, 기상이변, 생물다양성 감소, 식량 위기, 그리고 물 부족이 인류 생존에 가장 위험한 세계 5대 위험으로 꼽았다고 합니다. 이 다섯 개는 모두 기후변화와 매우 밀접하지요. 

이 이야기는 이제 지구의 가장 위험한 요소는 바로 기후변화라는 겁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런 기후변화를 해결할 방법 중 하나로 탄소세를 내놓았습니다. 탄소를 배출하는 것에 세금을 물려 그 돈으로 이산화탄소저감에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탄소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먼저 탄소세하면 일단 세금인 것 같긴한데, 어떤 내용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반기성 센터장] 

탄소세는 이산화탄소 저감대책의 하나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세제로서 그 본질상 부과금의 한 형태입니다. 

즉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우 연료에 함유되어 있는 탄소 함유량에 비례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탄소세란 일종의 종량세로서 탄소배출량에 따라 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이는 에너지사용에 따라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억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목적세라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일부 국가는 이미 물품에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고, 유럽 이외의 나라도 탄소배출을 억제하도록 여러조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자동차가 유럽에 수출하려면 자동차 제조에서 탄소사용이 기준이하여야 한다는 것 등이 있지요 


[앵커] 

유럽에서는 기후변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매주 벌어지고 있을 만큼 탄소사용을 반대하는데 여론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탄소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프랑스 국민들이 노란조끼를 입고 대대적으로 반대했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지요. 이것이 이론과 실생활과의 차이를 잘 보여 준 예입니다. 작년에 프랑스 국민들이 노란조끼를 입고 시위를 벌였던 것은 마크롱 정부가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류세를 인상하는데 반대하는 시위였는데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일종의 직접적인 탄소세를 부과한 것은 이해가 가는데 경유세만 무려 25%를 올리다 보니 주로 서민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었고 이에 반해 대기업에 대한 세금은 프랑스 정부가 감면해주다 보니 국민들이 반발했던 것이지요.


[앵커] 

탄소세는 이론적으로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데 있어서 규제보다 효율적인 방안이긴 한 것 같은데요. 그런데 문제는 탄소세를 물림으로 인해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다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간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나 가난한 사람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 연구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3월 17일에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팀은 부자들이 기후위기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더 부유한 사람일수록 에너지 사용량이 더 많다는 것으로, 가장 부유한 인구 10분의1은 그들이 어디에 살든 그곳에 있는 10명보다 전체적으로 20배 가량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격차는 특히 이동 수단에서 가장 컸는데, 최상위 10분의1은 최하위 10분의1보다 187배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저소득층 사람들은 차를 활용하거나 비행기를 탈 기회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다보니 가장 부유한 사람 1/10이 인류가 사용하는 총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이것은 선진국인 영국의 경우도 비슷한데요. 영국 총 인구의 절반이 넘는 57%는 일생동안 해외에 나가지 않는데 반해 영국인의 15%가 모든 항공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초부유층들은 더 멀리 여행한다는 연구와 일치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인 중 가장 가난한 5분의1 조차도 인도의 하위 10억 인구보다 1인당 5배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불평등이 유엔기후협상에서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도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계층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고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덜 되는 방향의 탄소세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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