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전망

경제·산업 입력 2020-06-23 11:07:20 수정 2020-06-23 11:07:20 유연욱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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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칼럼니스트 정재환

지난 617일 현정부 들어 22번째 '주택시장 안정 대책'이 발표 됐다. 정부가 내놓은 '6.17 주택시장 안정 대책'의 주요 골자는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추가재건축 조합원 분양 자격 2년 실거주법인 보유 주택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이다.

 

특히 집값 상승 원인으로 꼽혀온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 차단을 위해 모든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담보대출 시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6개월 이내에 실거주를 해야 한다. 그간 대출, 세금 등을 위주로 했던 대책들 보다 더욱 강력한 조치라는 평가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발도 거세다.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 평가 받는 갭투자를 막기 위한 조치라 하더라도 직장이나 건강 등 기타 사유에 의해 실거주가 힘든 사례도 분명 존재하고, 아무리 집값을 잡기 위해서라도 거주의 자유와 개인 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정부는 22번째 대책까지 내놓으며, 집값 잡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신규 주택 공급이 없는 상황에 대출, 세금, 실거주 등의 규제 대책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이다.

 

작년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위축되자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1차 풍선효과가 일어났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 2.20 부동산 대책으로 수용성 지역을 규제로 묶자 곧바로 2차 풍선효과 지역인 안시성(안산, 시흥, 화성), 오동평(오산, 동탄, 평택)이 등장했다.

 

이번 6.17 대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잠실 지역을 포함한 삼성, 대치, 청담 4개 지역을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규제하고 수도권 내 대부분 도시는 투기과열지구 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김포와 파주가 이번 대책에서 빠지자 김포는 '금포'로 바뀌고, 파주 내 부동산 가격은 크게 올라 파죽지세가 아닌 '파주지세' 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실정이다. 조만간 금포와 파주지세 지역도 규제가 될 것이고, 이런 추세라면 전국이 규제지역에 포함될 것 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공급확대라는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반시장적 수요 억제로 일관한 정책 결과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서울,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최근 충북, 청주, 대전 지역 등도 서울, 수도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지난 5월 충청 3개 시도에서 부동산 관련 4개 지수의 월간 상승폭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세종은전체 부동산(16.4포인트) ▲주택(17.4포인트) ▲전세(13.1포인트) 3가지 분야에서 1, ▲매매는 21.7포인트로 2위를 차지했다. 충북은 청주를 중심으로주택매매(26.5포인트)에서 1위였고, ▲전체 부동산(16.1포인트) ▲주택(17.0포인트) ▲전세(7.5포인트) 3개 분야에서는 2위에 올랐다. 대전은주택(10.6포인트)전세(6.7포인트) 분야에서 모두 3위를 차지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청주와 대전 지역의 대부분을 이번 6.17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오히려 그간 각종 규제로 내성이 쌓인 세종지역이 이번 조치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청원구 오창지역에 1조 원 규모의 방사광가속기 건설이 발표되면서 청주 지역 아파트 매수 문의가 쇄도했지만, 이번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며칠 만에 거래가 끊겼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향후 최소 1~2주는 지나야 시세 흐름이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전, 충북 지역에도 금포(김포)와 같은 흐름을 보이는 지역이 있다. 바로 충주와 음성진천 혁신도시이다. 최근 규제에 속하지 않고 그간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지만 신축 아파트가 있는 충주, 음성진천 혁신도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달리 충주, 음성진천 혁신도시 지역은 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토지 시장의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충주 앙성 지역의 경우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중부내륙철도(장호원~충주~문경)의 역사인 앙성역(돈담역) 개발 호재 등이 맞물려 건축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해 교통과 환경 등의 입지 좋은 지역과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건축행위가 가능한 토지가 각광을 받는 것은 코로나19의 영향도 한몫 했다. 최근 토지 시장에서는 풀빌라와 단독펜션 등을 지을 수 있는 부지들이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존 호텔, 콘도 등 공동 이용시설이 많은 숙박시설들은 이용객이 급감했지만 풀빌라, 단독펜션 등 가족 또는 일행만 머물 수 있는 프라이빗, 언택트 기능이 강화된 시설은 대부분 휴가철을 앞두고 예약이 마감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국내 주택 시장에서 커다란 변화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택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공동주택(아파트), 빌라, 다가구 등 고밀도 주거형태는 향후 퇴보 할 수 밖에 없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환경을 중요시 하는 생활 패턴 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로 이미 다수의 선진국들은 저밀도 친환경 주택 시장을 맞이한지 오래이며, 우리나라도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시장 확대가 보다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은 마치 이솝우화해와 바람의 내기가 연상이 된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강한 바람이 연상된다. 하지만 강한 바람이 불수록 행인은 옷과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옷깃과 모자를 더욱 단단히 움켜 쥐기 마련이다. 서울, 수도권, 지방 주요도시의 집값도 행인의 옷과 모자와 같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집값 안정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주택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향후 주거 시장의 전망을 통해 규제할 것은 규제하고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해법이 있다면, 과감한 규제 완화와 혁신적인 공급 정책도 병행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을 판단된다. 앞서 언급한해와 바람의 내기에서 행인의 모자와 외투를 결국 벗겨낸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닌 따듯한 햇빛 이였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유연욱 기자 ywyoo@sedaily.com

칼럼니스트 정재환 (부동산디벨로퍼, 비즈니스매거진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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