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이자 인수금융 잡자"… 대형 금융그룹 M&A펀드 격돌
증권·금융
입력 2015-06-15 18:02:15
수정 2015-06-15 18:02:15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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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KB·하나·신한·NH·우리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격돌한다. 기업 인수금융을 주선하면 3~4% 수준의 안정적인 대출 금리를 보장 받을 수 있는데다 타인 자본(예금)이 아닌 은행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만큼 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악화 우려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하반기 M&A 시장의 팽창과 맞물려 인수금융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돼 주요 대형 은행들이 M&A 펀드 경쟁을 펼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000030)은 흥국자산운용과 함께 7,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펀드(PDF)를 조성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전체 펀드의 20% 규모인 2,000억원가량을 출자하고 흥국생명·흥국화재 등 태광그룹 계열 보험사가 총 1,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나머지 금액은 펀드 결성 목표 시점인 6월 말까지 시중 연기금 등에서 유치해 흥국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을 맡는다.
사모대출펀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토대로 특정 투자처를 확보하지 않은 채 일정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M&A 기업에 선순위 인수금융을 제공한다. 미국·유럽 등 선진 금융 시장에서는 M&A 거래의 주요 자금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사모대출펀드 시장에 가세하면서 국내 주요 금융그룹 모두 M&A 인수금융을 위한 '펀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6월 신한은행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공동으로 5,650억원 규모의 '신한시니어론펀드'를 결성해 은행발(發) M&A 펀드의 첫 신호탄을 쐈다. 뒤이어 지난해 11월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자산운용이 교직원공제회 등과 함께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으며 이후 3~4개월 만에 펀드자금을 모두 소진했다. 하나금융은 이에 하나대투증권이 1조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에 나선 상태다. KB금융(105560)그룹 역시 올해 4월 5,750억원 규모의 'KB선순위인수금융 사모대출펀드' 결성을 완료했으며 NH농협금융지주도 계열사인 NH투자증권과 NH-CA자산운용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을 포함해 NH농협생명·NH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가 출자할 예정이다.
현재 조성을 진행 중인 펀드가 순조롭게 결성되면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사모대출펀드 규모는 약정액 기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최근 한국투자증권(5,000억원) 등 대형 증권사도 사모대출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 전체 펀드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은행·증권사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사모대출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하반기에 M&A 큰 장이 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조원의 '대어' 홈플러스 매각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예정인데다 동양시멘트·대우증권·동부익스프레스 등 중량감 있는 M&A 매물도 대기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할 예정이어서 M&A 시장의 거래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사상 초유의 1%대 저금리 국면을 맞아 영업환경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 절대 금리 수준이 높고 예대마진에서 자유로운 선순위 인수금융은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IB 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M&A 기업에 대한 선순위 대출 금리가 3% 후반에서 4%대 중반까지 형성돼 있는데 이는 펀드 운용에 따른 수수료를 감안해도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며 "M&A시 인수자 측 지분(에쿼티)투자분이 40~50%가량 들어가 은행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토대로 한 부동산대출처럼 절반 정도의 담보를 확보해 안정성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이 사모대출펀드에 출자할 때 자기자본(PI)을 활용하는 만큼 선순위 인수금융은 예대마진에서도 자유롭다"고 덧붙였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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