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자금조달 시간 벌고 가격협상 유리한 고지에
증권·금융
입력 2015-06-18 17:52:58
수정 2015-06-18 17:52:58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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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금호산업(002990) 탈환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채권단과 가격협상에 앞서 금호산업의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기간 연장을 요청해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박 회장이 자금조달에 시간을 벌게 됐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금호산업의 핵심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 주가가 급락해 금호산업 주가도 반토막이 나 오는 8월에 있을 채권단과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투자은행(IB)업계는 박 회장이 사실상 재인수를 마무리한 금호고속 등을 매개로 본격적인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다음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박 회장과 개별 협상을 한 달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이달 내 끝낼 예정이던 회계법인의 금호산업 공정가치평가 작업이 한 달 정도 늦춰졌기 때문이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실사를 맡은 두 회계법인 중 한 곳이 계열사를 모두 들여다보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며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면서 "이에 따라 박 회장과 가격협상도 8월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을 번 박 회장 측은 최근 인수 작업을 마친 금호고속과 그 모회사인 금호터미널을 매개로 금호산업 인수전에 필요한 실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은 지난달 27일 IBK펀드가 보유 중인 금호고속 지분 100%를 4,150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계약금으로 3,000억원을 내며 단독 인수했다.
박 회장 측은 되찾은 금호고속을 사모펀드(PEF) 등 3자에 매각 또는 유동화해 자금마련을 추진 중이다. 금호고속을 다시 찾아오면서 금호산업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최대한 막으면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비상시 쓸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금호고속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금호터미널 자회사여서 금호산업에는 증손회사인 셈이다. IB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칸서스자산운용에 다시 금호고속을 팔기로 하고 칸서스 측과 자금마련을 진행 중"이라며 "금호산업 가치를 어떻게든 낮추기 위해 금호고속을 잠시 우호적 PEF에 판 뒤 나중에 되찾는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거래는 파킹딜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어 박 회장 측은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백기사로 나설 금융회사를 확보하거나 금호터미널의 보유 현금을 늘리면서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 자문을 맡고 있는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인수자금 조달 방안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채권단과 협의해 가능한 방법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도 박 회장 측에 호재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금호산업 매각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의 주력인 건설 부문 가치를 제로(0)로 평가했지만 아시아나의 가치는 1조8,338억원(주당 9,400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의 알짜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이날 주가는 5,800원으로 올 4월6일(9,290원) 고점 대비 37.5% 떨어졌다. 이 때문에 금호산업 주가도 2만2,850원에서 1만3,95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는 채권단이 매각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주당 4만원보다 65.1%, 호반건설이 제시한 인수가(3만1,000원)보다 55% 할인된 수준이다. 실사에 관여하고 있는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향후 가격협상을 앞두고 박 회장이 채권단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사실" 이라며 "박 회장이 금호산업 재인수를 위해 주변에 '많이 도와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요즘은 하늘도 돕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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