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증권사에 "보고서 지워라"… 독립성 침해 논란

증권·금융 입력 2015-06-25 17:35:28 수정 2015-06-25 17:35:28 박민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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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현대백화점(069960) 고위임원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에 불리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에 해당 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증권사 리서치 연구원의 분석과 의견에 대기업이 관여하려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의 유통담당 A 연구원은 지난 24일 오후 현대백화점 IR담당 부사장이 최근 작성한 면세점 입찰 후보자에 대한 평가보고서에 대해 항의하는 전화를 받았다. 해당 보고서는 7개 대기업 면세점 사업 후보자를 분석해 점수화한 것으로 현대백화점은 가장 낮은 570점을 받았다. A 연구원은 "IR담당 부사장이 '이틀 내 보고서를 회사 홈페이지에서 내릴 것과 내용이 인용된 기사를 모두 없앨 것, 보고서가 잘못된 내용임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상장사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상장사 관계자가 애널리스트의 객관적인 분석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기업과 증권사의 금융거래 관계가 리서치센터에도 영향력을 미쳐 리포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A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는 어떠한 이권과 영향력의 개입 없이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한 것"이라며 "증권사의 리서치 위상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떨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승용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 연구원이 진정성 있게 리포트를 작성했기 때문에 리포트를 삭제할 생각이 없다"며 "현대백화점이 불만을 제기하는 순위표를 포함해 어떠한 수정작업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현대백화점 측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편파적인 보고서를 바로잡기 위한 차원이었을 뿐 협박이나 압박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A 연구원이 매긴 점수표의 근거가 빈약하고 관세청에서도 과열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 빼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토러스증권과는 아무런 거래 관계가 없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갑질 논란'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순위표 삭제를 요청한 건 맞지만 사과문과 기사 삭제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토러스증권에 해당 연구원의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요구했으며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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