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홍완선에 달렸다
증권·금융
입력 2015-07-08 17:50:24
수정 2015-07-08 17:50:24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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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500조원이 넘는 자금 운용 총책임자로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홍완선(사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삼성과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9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찬반 의결권 행사를 직접 할지, 아니면 의결권전문위원회로 넘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투자위는 홍 본부장 외에 실장급 위원 8명과 팀장급 위원 3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이곳에서 대부분의 기업 주주총회 의결권을 결정하고 민감한 사안일 경우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에 넘긴다. 투자위는 출석인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사실상 홍 본부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운용전략실장과 리스크관리센터장을 비롯해 7개 본부 실장들의 인사권을 홍 본부장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의결권위가 정부·근로자·사용자·지역가입자·학계에서 각각 추천된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것과는 사뭇 다른 구조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싸고 홍 본부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번만큼은 의결권위보다 내부 투자위에서 결론을 내릴 확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결권위에 안건을 부의할 경우 지난 6월 SK와 SK C&C의 합병 때처럼 위원들 간에 소모적인 논란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이번 합병 성사 여부의 키를 쥔 상황에서 오는 17일 주주총회 때까지 시간을 끌면 투자자들의 혼란만 부추길 수 있어 조속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이날 국민연금 측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반대를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배구조연은 합병비율 산정의 문제점, 주주친화정책 미흡 등 ISS가 삼성에 제기했던 것과 비슷한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의견은 참고사항"이라며 "시장에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결권전문위원인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주주 가치도 중요하지만 헤지펀드가 껴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기금본부 인력들이 책임을 지고 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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