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상 신협회장의 자성, "신협, 은행 흉내 내 협동조합 정신 잃어버렸다"
증권·금융
입력 2015-07-15 18:14:37
수정 2015-07-15 18:14:37
덴버=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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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리드] 문철상(사진) 신협중앙회장이 "지난 30여년간 신협이 은행을 흉내 내면서 초창기 협동조합 정신을 잃어버렸다"며 "신협 고유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결국 신협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세계 금융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지만 신협은 오히려 설립 초기의 정신인 '이웃과 더불어 사는 금융'으로 돌아가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덴버에서 열린 세계신협협의회(WOCCU) 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신협의 지향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문 회장은 이날 세계신협협의회를 지휘하는 14명의 이사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 국가 이사로 재선임됐다.
'21세기 신협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협의회에서 문 회장이 던진 키워드는 '신협의 정체성 회복'이다. 핀테크 등 금융의 거대한 흐름도 따라가야 하지만 결국 소외된 이웃을 껴안는 협동조합 정신이 '약탈적 금융'에 지친 소비자를 신협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이 같은 차원에서 신협이 노숙자를 위한 '자립 대출(가칭)'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신용 9~10등급 노숙자 중 재활 의지가 있는 이들을 선별, 희망자금을 300만원씩 무이자·무보증으로 대출해주는 사업이다. 문 회장은 "신협 직원 1만400명의 기부금을 모아 연간 2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재단을 만들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립 대출 사업의 최종 목표는 노숙자가 근로를 해서 300만원을 갚고 다시 신협에서 2,000만원짜리 저리의 대출을 받아 삶의 토대를 구축, 나아가 신협에 적금까지 들게 하는 것이다. 문 회장은 "'어떻게 하면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 수 있을까'라는 신협의 철학적 가치를 구현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국 신협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사업에도 적극 나선다. 문 회장은 "한국의 교원신협 모델을 모태로 몽골의 교원신협 설립을 돕고 고금리를 받는 몽골의 신협에 협동조합 본연의 정신을 알리는 사업에 착수했다"며 "스리랑카·베트남 등으로도 이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회장과 함께 인터뷰를 한 브라이언 브런치 세계신협협의회 사무총장은 "한국 신협에 기대하는 것은 아시아를 이끄는 리더십 때문"이라고 밝혔다. 917개 조합에 62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한국 신협은 규모로 따지면 전세계 4위에 달한다. 브런치 총장은 "미국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기관들이 모여 있지만 각 지역에 필요한 맞춤형 금융 수요는 신협이 제공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한국 신협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계신협협의회는 전세계 65개국에서 3,15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참석자들이 인종과 국적을 불문하고 협동조합 정신을 공유했다.
덴버=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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