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헤지펀드 첫 투자 절반 줄여 1조로

[본문 리드]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시작하는 헤지펀드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한 2조원대에서 1조원으로 대폭 줄였다. 최근 전 세계 헤지펀드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고위험상품인 헤지펀드에 대한 첫 투자의 부담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9일 내년도 자산배분안에서 86조5,000억원의 예상 여유 자금 중 1조원을 헤지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국민연금이 올 초 헤지펀드에 대한 첫 투자계획을 공개하면서 규모를 2조~2조5,000억원 수준으로 정한 것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위험 분산을 위해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재간접 헤지펀드(펀드 오브 헤지펀드)에 자금을 맡길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헤지펀드 첫 투자 규모를 1조원 수준으로 낮춰 잡은 것은 초기 투자 부담감과 최근 헤지펀드의 저조한 수익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 조사기관인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57%로 전세계 주식시장 평균 상승률(6.79%)에도 못 미쳤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CalPERS)은 부진한 수익률 때문에 지난해 9월 헤지펀드 투자를 중단한 바 있다. 아울러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대해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공격한 것처럼 연기금의 헤지펀드 투자 자금이 자칫 국내 산업계를 공격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내 헤지펀드 투자 인프라가 미비해 국민연금 자체로도 헤지펀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