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日 규제 피해기업에 만기연장·유동성 공급

증권·금융 입력 2019-08-03 16:41:40 수정 2019-08-03 16:41:40 양한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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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DB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한국 배제 조치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 6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공급하고 기존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등 적극적인 구제 조치에 나선다. 특히 만기 연장 대상에 대기업을 넣고, 기업 피해가 확대할 조짐이 보이면 정책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산업·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들과 함께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와 관련해 전략물자 1,194개 중 모두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 가운데 대일의존도가 높은 일부 품목들의 경우 공급 차질 등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을 일괄적으로 1년간 전액 만기 연장한다. 만기 연장 대상 기업에는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포함된다. 다만, 이번 수출 규제 이전에 이미 여신 지원이 어려워진 부실기업이나 휴·폐업한 기업은 일괄 만기 연장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시중은행들도 대출 만기 연장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피해 기업들을 지원해야 수익성이나 자산 건전성 관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만기 연장에 동참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수출 규제 피해 기업에는 대출 만기 연장 외에도 자체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신규 자금을 공급하고 금리 감면 혜택을 줄 계획이다. 중소·중견 기업에 대해서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산업은행의 경제활력제고 특별운영자금(최대 2조5,000억원) 등 기존 프로그램은 수출 규제 피해 기업에 집중해서 운영한다. 또한, 3조8,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수출 규제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이미 가동 중인 소재·부품·장비 기업 대상 정책금융 지원프로그램도 신속하게 가동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하반기 공급 여력은 29조원이다. 당국은 또 국내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18조원을 들여 설비투자·연구개발(R&D)·인수합병(M&A)을 지원한다. 이미 편성돼있는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 같은 시설자금(총 16조원)을 우선 지원하고, R&D 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보증프로그램도 신설한다. 2조5,000억원 규모로 해외 인수를 돕고, 대기업 출자 자금 등을 바탕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5,0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운용한다.

당국은 특히 정책금융기관 등이 만기 연장과 자금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고의나 중대한 과실만 없다면 담당자에게 지원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당국은 이런 조치를 즉시 시행하는 한편 금융 부문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의 전담대응반과 현장지원반이 기업 지원·상담 실적을 매일 보고하게 하는 등 금융 애로 상황 등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수출규제 피해가 불어날 조짐이 보이면 정책금융 지원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확대하는 등 총력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직접 피해 기업 외에도 다른 부문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사태를 살펴 가며 필요한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보안하기로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일본 측의 근거 없고 부당한 규제 조치에 맞서 정부와 유관기관이 우리 기업을 지켜낸다는 각오로 엄중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기업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타개하도록 신속하고 충분하게 금융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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