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진의 전문경영인 도입…허수아비에 그쳐선 안돼
볼썽사나운 한진가 남매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의 날 선 싸움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한진칼 주총 전까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과 손잡고 3자 연합을 결성한 강성부 펀드 KCGI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들은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취재경쟁을 벌였다. 취재진의 열기는 그 어느때 보다 뜨거웠다. 국민의 눈과 귀가 그곳을 향해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강성부 KCGI 대표의 발표. 골자는 ‘조원태 회장은 총체적인 경영 실패의 온상이니, 책임지고 물러나라. 회사는 전문 경영인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만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고질적인 세습 경영을 끝내고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 가는 방향이 직원과 주주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왜 대한항공 노조는 하루가 멀다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은 KCGI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대한항공 노조가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조 회장이 단순히 경영을 더 잘해서? 아니다. 독단적인 태도가 문제라고 했다.
사실 전문경영인 자체에 대한 불신이 아닌, 기저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에 대한 우려와 강한 반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땅콩회항’을 비롯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직원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된 일화는 차고 넘친다.
수장의 자리는 직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다. 온갖 모욕을 주고 수치스러운 행동을 통해 직원을 밟고 올라서는 자리가 아니라는 거다. 가장 낮은 곳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자신의 기분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수장이라면.
‘땅콩 회항’ 당시 전 국민의 분노는 무엇을 나타내는가, 단순히 대한항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다니는 회사의 부장, 본부장 등 만연한 ‘갑질’을 행하는 수장들의 모습을 비춰본 것이다.
부디, KCGI가 내세우는 전문경영인이 오너 일가에 좌지우지되는 ‘허수아비’에 그치지 않길. 직원과 주주를 위한, 회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진정한 수장으로 자리하길. 국민들에게 박수받는 기업으로 나아가길. 한국 사회의 전문경영인 도입, 기대해 본다. /김혜영기자 jjss1234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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