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일본의 재택근무 확대가 불러온 사회적 현상
지금 세계는 재택근무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많은 나라에서 통상적인 출근이 불가능한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3월 중순 이후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는 재택근무로의 이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게다가, 뉴욕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업무 이외에는 재택근무를 명령하는 등 반강제적인 형식으로 도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재택근무를 기업들의 자발적 실시에 맡기고 있는데 재택근무자는 늘어나는 추세이다. 정규직 사원의 재택근무 실시율은 13.2%이며, 이 중 절반 정도는 재택근무를 처음 경험했다고 한다. 이러한 흐름이 일정 장소에 모여 업무를 처리하는 노동 형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재택근무의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서는, 일본의 긴 통근시간을 들 수 있다.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노동자의 평균 통근시간은 평일 약 1시간이며, 수도권에서는 1시간 30분 정도가 된다고 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통근시간이 긴 국가에 속하는데, 재택근무가 확대되면 대도시권 노동자들은 시간 절약뿐만 아니라, 러시아워에 시달리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재택근무의 가장 큰 메리트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실현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육아와 업무의 양립이 실현가능해지면서 일반적으로 재택근무자의 생활만족도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노동시간이 길고, 가사와 육아에 대한 참여가 적은 일본의 남성노동자가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면, 맞벌이 부부에게 있어 가사에 대한 역할분담 역시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재택근무의 확대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 역시 따른다. 공장에서의 생산과 같은, 재택근무가 곤란한 업무도 상당수 존재하며, 재택근무를 하는 부하 직원의 업무 진행에 대한 상사의 불안 등이 발생하는 경우, 오히려 업무의 진행이 더뎌질 수 있다.
이렇듯 재택근무는 모든 업무에 적용될 수는 없다. 그러나 가능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재택근무가 어느 정도 확대되고, 통근시간의 혼잡이 완화된다면, 이는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