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50%에서 7%로…국민신문고 간 '신용관리사' 시험 논란

[앵커]
금융권 재직자들이 주로 응시하는 신용관리사 자격증 시험을 놓고 갑작스런 난이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해 50%에 가까웠던 합격률을 보였던 시험인데 올해 합격률은 7.5%에 불과했다고 하는데요. 응시자들은 신용정보협회가 합격자 수를 조절하기 위해 풀 수도 없는 문제를 시험에 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금융팀 정순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난이도 차이가 얼마나 나길래 응시자들이 화가난 건지 궁금한데요. 어떤 사안인지 먼저 간단히 소개좀 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8월 16일 신용정보협회는 2020년도 국가 공인 신용관리사 자격시험을 실시했습니다. 이 신용관리사 자격시험은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중 하나로, 신용정보협회에서 금융권 재직자와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18년째 실시하고 있습니다. 자격증 내용이 채권추심이나 신용정보업에 관련되기 때문에 신용정보사나 캐피탈사 등 현직자들이 응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문제는 올해 시험의 난이도가 역대 시험 중 가장 높아지면서 문제를 다 풀지 못한 응시자가 속출했기 때문입니다. 1년에 단 한 번 치러지는 자격시험을 망친 응시자들은 신용정보협회가 합격자 수를 조절하기 위해 일부러 극강의 난이도를 설정한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가 공인 시험에서 해마다 문제의 난이도가 들쑥날쑥해도 되는 것인지 좀 의아하긴 한데요. 합격률에서도 과거 시험에 비해 큰 차이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신용관리사 시험 합격률은 7.5%였는데요. 바로 지난해 합격률은 무려 49.5%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평균 35% 이상의 합격률을 보여왔던 시험이었는데요. 1년간 이날 하루를 위해 쉬는 시간을 쪼개 시험을 응시한 직장인들은 4과목 중 1과목도 채 풀지 못한 채 나머지 3과목은 대부분 찍거나 마킹 조차 할 시간이 없었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까지 17페이지였던 시험문제지가 올해 27페이지로 늘어난데다 문제 역시 기존 시험들과 전혀 다른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되면서 응시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1년 동안 준비했던 응시자들의 억울한 입장도 이해는 가는데요. 단순히 난이도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건 아닐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월16일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한 날이기도 한데요. 신용정보협회는 시험 실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시험 하루 전에서야 시험을 강행한다고 응시자들에게 통보해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응시료 역시 5만원으로 꽤 비싼 편이 드는데요. 뿐만아니라 이론집 10만원, 기출집 2만5,000원에 달하는 신용정보협회가 판매하고 있는 신용관리사 시험 교재에서도 문제가 기출되지 않아 돈과 시간을 들여놓고 문제를 풀어보지도 못한 응시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응시자들이 이번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고요. 이미 신용정보협회 홈페이지에는 시험과 관련된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고 하는데,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좀 있나봐요?
[기자]
올해 시험 응시자들은 신용관리사 시험의 형평성을 잃은 난이도에 대해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 등에 진정을 한 상탭니다. 국가공인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홀수년과 짝수년의 합격률이 둘쑥날쑥해 논란을 낳고 있다며 협회 민원 게시판 질문 역시 관리자만 볼 수 있게 해놓고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신용정보협회의 자금의 운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자격시험 관련 문의는 소통을 안하는지, 국가공인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연도별로 난이도 차이를 두는 이유를 밝히라는 것이 응시자들의 요굽니다.
[앵커]
그렇다면 협회 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상황이 커지고 있는 것 같은데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응시자들의 항의가 수그러들지 않자 신용정보협회는 지난 7일 문제가 됐던 문제들의 오답 처리를 일부 수정하고 코로나 확산세가 잠잠해지면 재시험을 치르는 방법도 강구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응시자들은 애매모호한 입장을 고수한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재시험을 치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다만 코로나 변수로 정확한 일정을 협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험의 난이도는 회원사와 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규정에 따라 반영한 것일 뿐 기존 시험과 달리진 것은 없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협회 측은 “자격시험의 합격률은 올라도 문제·내려도 문제라 갈등은 항상 있어왔다”며 “내부 규정상 시험에 기출문제를 낼 수 없다는 것이 원칙이고, 수시시험 규정이 있어서 재시험을 치를 뿐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는 일각의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시험을 출제할 때는 보통 새로운 문제 도입으로 나타날 리스크에 대해 많은 연구와 실험을 거치는게 일반적일 텐데요. 국가공인 자격시험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특히 신용을 관리하는 자격을 논하는 시험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도 좀 아이러니 합니다. 모쪼록 응시자들의 구제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잘들었습니다./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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