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운임상승·실적개선…산업 회복 기대감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앵커]
어제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결과가 발표되며 백신 개발이 한 단계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코로나19 공포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며 각 산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터라, 이번 소식은 본격적인 회복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경제산업부 문다애기자와 함께 경제 현황과 코로나를 대처하고 있는 산업계별 대처 현황, 코로나 종식 이후의 산업 전반의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현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어제 새로운 결과가 발표됐다면서요?
[기자]
네. 어제(10일)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했다는 건데요. 비록 중간 결과이기는 하지만,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지난 7월 시작된 3상 시험은 총 164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진행되고요.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으로,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어낼 전망입니다. 미 정부와 과학계는 내년 상반기 중 화이자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번 소식에 반가움을 표했습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어제 “화이자를 비롯,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세계 기업들이 임상 3상에 진입해 평가가 나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현재 발표된 연구 결과는 연구 과정의 일부일 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입장도 내비쳤습니다. 정부는코로나 백신기업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전 국민 60% 수준인 3,0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반가운 소식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될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건데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산업계 전반의 기대감이 크겠습니다. 먼저 경제 현황을 짚어보고, 코로나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그리고 기대감은 어떤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며 그야말로 우리 경제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소비재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이 그야말로 고사 위기까지 내몰렸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철저한 방역체계와 업계별 적극적인 코로나 대응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최근 3분기 들어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인데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 월간 수출은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었는데요. 9월 7.6% 증가로 돌아섰고 10월에는 소폭 3.6%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금액이 20.1% 증가했습니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12.1%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으로부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화물 물동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전주 대비 134.57 오른 1664.5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컨테이너선 공급을 대폭 줄인 상태에서,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으로 화물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선사들의 발주 증가로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의 수주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우리나라는 전세계 선박 발주량 3분의 2 이상을 수주하며 중국을 제치고 4개월 연속 수주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10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 104만CGT 가운데 69%를 수주했는데요. 중국과의 누계 수주 실적 차이도 6월 말 39%포인트에서 10월 말에는 12%포인트까지 좁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심각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조선업계는 내년에는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된 ‘해운·조선업 2021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예상되는 글로벌 발주량(3000만 CGT)은 올해 예상 발주량(1480만 CGT)의 두 배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해상 운임 급등으로 미국으로 화물을 운송 중인 국내 항공사들도 화물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기회복 신호탄으로 수입 물동량을 크게 늘렸는데 컨테이너선 공급이 부족해 화물운송을 항공으로 대거 전환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북미~ 아시아 항공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0월 말에 kg당 6.21달러까지 뛰어오르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운송 수요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대형 이벤트가 있는 연말인데다, 대선에서 승리한 바이슨이 방역·예방물품 수입 확대를 예고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보복 소비와 코로나19 백신 관련 수송 수요가 더해지면 운송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계라고 하면 단연 관광과 소비재 분야 일 텐데요. 관련 업계별 회복 현황은 어떤지 짚어보겠습니다. 하나씩 설명해주시죠.
[기자]
먼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면세점부터 살펴보면요. 지난해 11월 사상 최대치 매출을 경신한 면세점은 올 들어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월 매출은 전년에 비해 36.4% 감소했고, 지난 9월(33.8%)까지 마이너스 추세가 계속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보따리상이 돌아오고 중국과의 항공편 교류도 재개 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내 월별 매출액이 전년 수준인 2조원대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코로나19로 면세점과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하락했고, 마스크 착용으로 화장품 구입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3분기 매출(1조 2,086억원)과 영업이익(610억원)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23%, 49% 감소했습니다. 애경산업도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44.7% 줄었고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의 매출도 1.5%, 영업이익은 6.7%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최근 면세점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 연말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화장품업계 실적은 반등할 예정입니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발걸음이 뚝 끊기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극장가도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CJ CGV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68.8% 줄었고 영업손실 96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전분기(1,305억원)와 비교해 손실폭이 줄어,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평가입니다. 롯데컬처웍스도 3분기 매출이 67.4% 줄었고 44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최근 정부의 새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좌석 띄어앉기가 해제되고, 그 동안 문을 닫았던 해외 극장들의 운영을 재개하며 영화관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서도 산업계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코로나를 대응하고 있죠? 어떤 모습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코로나 사태에 산업계, 특히 관광업계 전반에는 올해 큰 변화가 일었습니다. 먼저 항공사들은 무착륙 해외 비행 상품 출시했는데요. 말 그대로 특정 목적지 없이 일정 시간 비행만 하다가 되돌아오는 상품으로, 해외여행 기회가 차단된 가운데 항공업계가 최근 내놓은 상품입니다. 이에 정부는 해당 상품 이용 시 면세품 구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면세점은 사상 처음으로 면세품의 내수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4월 정부가 면세업계 위기 극복 지원을 위해 6개월 이상 장기 보유한 재고 면세품을 수입 통관한 뒤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건데요. 당초 지난달 종료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코로나 장기화로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내수 판매를 연장했습니다. 아울러 제3자 반송 지원방책도 오는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호텔업계는 코로나 사태에 맞춘 이색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아시아태평양 25개 국가의호텔끼리 콘셉트 교환해, 상대 국가 호텔을 재현하는 프로모션을 내놨습니다. 해외를 가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호텔로 변모해 대신 간접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인데요. 한국의 경우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이 참여해, 다음 달까지 태국을 재현합니다. 태국 전통 의상을 입은 직원들이 태국 인삿말로 고객을 반기고 객실도 태국 풍으로 바뀌며 호텔 레스토랑도 태국 음식을 선보입니다. 거꾸로 인도네시아 수도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자카르타는 서울로 변신합니다.
재택근무제가 확산됨에 따라 이를 상품으로 내놓은 호텔도 등장했습니다. 지난 9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 69개 응답 기업 가운데 88.4%가 사무직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었습니다. 이에 대림의 글래드 호텔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재택근무가 필요한 직장인들을 위한 패키지를 출시했습니다. 업무 환경이 조성된 객실에서 오전 8시 체크인 후 당일 저녁 7시 체크아웃하는 상품으로, 업무 중 간식거리도 제공해 호텔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배수진/ 호텔 고객
“혼자 편안하게 안전한 객실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좋고, 무엇보다도 마스크를 벗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점이 좋은거같아요. 사람들하고 떨어져서 혼자만의 뭔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서 호텔에서 취미를 한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다양하게 패키지가 나온다면 이용해 볼 거 같습니다.”
해당 상품은 지난 5월에 첫 출시됐는데 이용 고객들의 반응이 좋자, 호텔은 올해 8월 해당 상품을 재출시했으며 당초 이달 종료 예정이었던 상품 판매를 추가 연장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에 맞춘 마케팅으로 올해 글래드 호텔 패키지 상품은 전년에 비해 두배 가량 더 팔렸습니다.
[인터뷰] 김현숙 /글래드 호텔 마케팅 팀장
“외국에서 들어오시는 고객이 없기 때문에 내국 고객분들을 위해서 저희가 어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많이 모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은데요. 그래서 기안한 부분도 ‘호텔로 출근해’고,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닌, 우리끼리 회식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었는데 연말 모임이나 이런 부분들이 또 수요가 많아서 문의도 많고 실제로 이용하는 분들도 많아서…”
[앵커]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어떤 변화들이 있을지 짚어보겠습니다. 무엇이 바뀔까요?
[기자]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며 그간 큰 타격을 입어왔던 전 산업계가 이 소식을 반기고 있습니다. 먼저 코로나19의 종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어진다면 다중이용시설들의 정상 영업이 가능해지게됩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복합쇼핑몰과 영화관 등 오프라인으로 다시금 손님들이 몰리고, 집객이 가능해지며 공연과 MICE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그간 막혀있던 하늘길이 열리며 항공업계과 여행업계의 정상화가 가능지고 마스크 착용이 없어지게 되면 화장품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주류업계의 경우 즉각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코로나 19 이전으로 회복되면 서서히 예년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식당 안 거리제한이 사라지면서 식당 등 외식업계에도 기지개를 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반사효과로 이득을 얻어왔던 국내 지방 호텔들과 배달업계, 온라인 유통사 등은 현재 코로나 상황보다는 실적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론적으로 이번 화이자 백신 개발 소식이 경기 회복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빠른 백신 개발로,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문다애기자와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과 경제 현황에 대해 짚어봤습니다./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영상취재 허재호/영상편집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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