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사회적 약자 위한 특별조직 운영…‘사람 중심’ 가치 확산
[서울경제TV=임태성 기자] 경기 수원시에는 타 지방자치단체에는 없는 특별한 부서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권담당관, 노동정책과, 다문화정책과다. 이들 부서는 ‘사람 중심’이라는 수원시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월 21일 신설됐다. 인구 125만 대도시의 위상에 걸맞는 행정조직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행정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수원시의 목표가 드러나는 조직개편이었다.
■수원시 인권안전망을 촘촘하게 ‘인권담당관’
수원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신설한 인권 전담조직인 ‘인권담당관’은 이전에 감사관 소속이던 인권팀과 인권구제업무를 담당하던 인권센터가 팀 체제의 시장 직속 독립부서로 편성됐다. 인권을 시정 전반에 반영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였다.
독립된 조직과 위상을 갖춘 인권담당관을 출범시킨 첫 해, 수원시는 ‘모든 시민이 존중받는 행복한 인권도시 실현’이라는 인권정책의 비전을 수립했다. 여기에는 ▲장애인과 여성, 아동, 청소년, 노인, 다문화,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높이고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인권교육과 인권 친화적 문화를 확산하며 ▲인권행정 체계 구축과 제도 개선으로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내실화하고 ▲시민의 참여를 통한 포용적 인권 거버넌스를 이루겠다는 정책 목표가 담겼다.
인권담당관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성폭력 사건 등 인권침해에 대한 피해를 구제하고자 상담과 조사를 담당하며,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정책에 대해 제도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다양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결정과 재도개선 사례를 수록한 ‘수원시 인권센터 결정례집’을 만들어 다른 지자체와 공유하며 인권침해 구제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또 조직 내 인권 강화를 위해 협업 기관 11개소의 성폭력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고, 스포츠 선수 대상 폭력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정신건강센터와 노숙인자활센터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실태도 조사했다.
각종 정책을 수립하거나 시행하는 과정이 시민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평가하는 인권영향평가제도를 활성화해 2년간 261건의 자치법규와 37건의 정책, 공공건축물, 투표소 등에 대한 인권영향평가를 진행했다.
수원시는 인권 행정의 모범사례 및 자료들을 공개해 타 지자체와 협력했으며, 인권담당관 신설 이후 총 19차례에 걸쳐 전국 기관과 기업의 벤치마킹이 잇따르며 인권 선도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수원시는 향후 인권침해 실태조사 종합계획을 수립해 산발적으로 실시되던 조사를 체계화하고 확대함으로써 예방적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안정을 위한 촉매 역할 ‘노동정책과’
노동정책과 역시 수원시가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신설한 부서다. 이전에 기업지원과 노사문화팀이 담당하던 노동 관련 행정업무 뿐만 아니라 지역의 고용과 노동 현안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과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확대 설치했다.
수원시는 노동정책과가 신설된 뒤 연구용역을 통해 노동권 인프라 구축, 맞춤형 노동권 보호, 고용의 질 향상, 상생 일터 구축 등을 정책과제로 삼아 노동권익을 보호함으로써 ‘노동이 존중받는 더 큰 수원 실현’을 정책 비전으로 수립했다. 이는 5년 단위의 노동정책 중장기 실행계획에서 58개 단위 사업으로 구체화돼 추진되고 있다. 수원시는 취약 노동자들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한 포괄적인 정책 노력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2월 팔달구 인계동에 ‘경기이동노동자 수원쉼터’를 만들어 대리운전자, 학습지 교사, 배달 기사 등 이동노동자의 휴식처를 제공했으며, 수원시비정규직노동자복지센터를 통해 취약한 노동환경에 처한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법 아카데미, 감정노동자 실태조사, 근무·휴게시설 개선사업 등도 추진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에는 일용직, 특수형태고용종사자 등 취약 노동자들이 증상이 있어 선별검사를 받은 경우 소득손실보상금도 지원하고 있다. 일당이 생계와 직결된 취약 노동자들이 마음 편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찾은 것이다.
특히 수원시 노동정책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는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는 지역 단위 노사민정협의회의 롤모델로 평가 받는다. 노동자는 물론 수원시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사용자 측과 시민대표, 고용노동부와 수원시 등 공공기관이 협력해 상생과 사회적 대화를 위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 방역용품 나눔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노사분쟁 자제를 약속하는 공동실천문을 채택하는 성과도 냈다.
이 같은 수원시와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의 우수 협력사례 등은 ‘수원시 노사민정, 10년사 백서’로 정리돼 지난해 말 발간, 수원시만의 노동정책 개발을 견인하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수원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급변하는 노동 관련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수원생활을 돕는 ‘다문화정책과’
6만명이 넘는 수원시 외국인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총괄하는 다문화정책과도 2019년 초 신설된 부서다. 여성정책과 다문화팀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과 단위로 확장해 외국인 주민과 이들이 소속된 다문화가족 관련 정책을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거주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행정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체계적인 다문화정책과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문화정책과는 이주배경 청소년까지 정책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영역을 확장,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를 통해 이주배경 청소년의 안정적인 정착과 적응을 위한 지원을 해 매년 검정고시 합격생과 대학교 진학 성과를 내고 있다.
또 결혼이민자와 중도입국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 교육을 진행하고,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학습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방문학습지 지원도 한다. 이와 함께 ▲정보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다국어로 번역된 다문화신문 구독 지원 ▲결혼이민자 대상 취업교육 및 일자리 연계 ▲다문화가족이 관공서나 은행 등을 이용할 때 활동을 보조해주는 다문화가족 서포터즈 운영 ▲문화체험 ▲말하기대회 등의 사업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수원시민들이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함으로써 다문화사회로 진입을 준비하며 문화 다양성과 올바른 다문화 이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처하기 쉬운 외국인들에게 생계비와 의료비를 제공하는 포용적 사회안전망도 구축했다. 중한 질병이나 사고, 주 소득자의 사망 등의 사유로 위기 상황에 처한 외국인에게 생계비 40만 원(1인 가구), 해산비 50만 원, 의료비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함으로써 안정적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코로나19로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될 때에도 수원시는 등록외국인에게도 지원을 결정, 가정방문 등으로 신청률을 높여 수원시민이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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