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의 스마트 경제 에듀②] 자녀 경제교육의 첫 걸음 ‘용돈 관리’
[이호영 글로벌리더십경제교육센터장]
지난 수년 간 NGO단체를 통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강의를 해왔다. 필자의 활동이 이러하다 보니 주변에서 자녀를 위한 경제교육 문의를 늘 받게 된다.
그만큼 자녀 경제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 높다는 뜻인데, 문의를 받다 보면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가장 쉽고 스마트하게 체험할 수 있는, 그리고 경제교육의 첫 걸음인 자녀의 용돈 관리하는 법에 대해 안내하고자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스마트하게 자녀의 용돈 관리하기의 모든 과정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때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를 권장한다. 또한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 부도모 함께 배운다는 마인드로 실행해주길 바란다.
첫 번째, 기본적인 용돈의 크기와 지급주기를 정한다. 이는 예산을 수립하는 과정과 같다.
기본적인 용돈의 크기에 대해서는 먼저, 자녀 스스로가 고민하게 한 후 부모와 같이 논의한다. 자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예산 수립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을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용돈 지급주기를 일주일 단위로 해 부모와 자녀가 용돈에 대한 대화를 자연스레 끄집어내도록 한다. 자녀가 용돈관리에 대한 습관이 잡혀가고 있다면, 용돈 지급주기를 한 달 간격으로 늘려, 장기간 혼자서도 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두 번째, 추가적인 용돈을 지급하기 위한 리스트를 만든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심부름하기, 집 정소하기, 빨래 개기 등 자녀들이 노동을 통해 추가적인 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기거나 용돈관리에 실패할 경우, 자녀의 추가적인 용돈 요구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데, 이는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잘못된 습관만 길러줄 확률이 높다. 대신 노동을 통해 추가적인 용돈을 마련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세 번째, 자녀가 용돈을 쓸 때마다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한다.
처음에는 자녀가 돈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해 카드가 아닌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카드로 용돈을 사용하게 되면 물가에 대한 인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과소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의 경우, 용돈을 지갑 속에 현금과 용돈기입장을 항상 넣어 다니면서 소비를 할 때마다 그 내역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다음, 자녀들이 돈에 대한 개념이 조금씩 잡혀간다면, 편의성을 위해 현금이 아닌 체크카드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최근에는 체크카드 사용 시마다 사용 내역을 자동으로 가계부에 입력이 되는 어플리케이션이 나와 있으니 활용해봐도 좋을 듯 하다.
네 번째, 일정 기간이 후 합리적으로 소비를 했는지 점검한다.
사실 이 과정이 용돈을 통한 경제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이전 단계까지 잘 실행했다 하더라도 자녀의 용돈 사용에 대한 점검 및 개선을 하지 않으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마치 시험에서 틀린 문제에 대한 이유를 찾지 않고 넘어가 똑같은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자녀가 스스로 용돈 지출에 대한 파악을 통해, 혹시나 예산보다 과다지출이 발생하지 않았는지를 찾아보게 하자. 만약 과다지출한 문제가 발견된다면 이를 줄이기 위해 어떠한 방안이 있는지 부모가 자녀가 문답을 통해서 결론을 도출해 보는 것도 좋다. 이러한 과정은 경제교육을 넘어서 자녀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효과를 덤으로 볼 수 있다.
다섯 번째, 남은 용돈은 저축과 투자를 한다.
앞선 단계까지는 자녀 경제교육의 기본과정이라고 한다면, 이 단계는 심화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자녀가 아직 어리다면, 부모가 자녀의 명의로 된 CMA계좌나 예금계좌를 개설해, 남은 용돈을 정기적으로 입금해 주는 것이 좋다.
더 나아가 자녀가 경제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자녀의 명의로 된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우량한 기업의 주식을 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녀가 어떤 기업을 좋아하고, 왜 좋아하는지를 대화를 나누는 등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자녀는 자연스레 기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게 되는 기초지식을 쌓게 될 것이다. 한 달에 한 번씩 회사에 있었던 이슈를 주제로 부모와 자녀가 서로 간의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만큼 실질적인 경제교육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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