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상길 고성군의원 “수의계약 불공정 의혹 중심은 백두현 군수”
배 의원, 백 군수 퇴진요구 삭발·단식농성 돌입
백 군수 “빠른 시일 내 적절한 조치 취하겠다”
[고성=이은상기자] “고성군 수의계약 불공정 의혹의 중심에는 백두현 고성군수가 있다. 백 군수 지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사가 수의계약에 따른 적지 않은 혜택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행정의 책임자인 백 군수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군수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배상길 고성군의원(국민의힘)은 8일 서울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5일 백 군수 퇴진을 요구하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지난 1일부터 고성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배 의원은 8일 오후 고성 동외광장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배 의원은 이날 고성군 수의계약 불공정 의혹에 대한 사안을 감사원과 수사기관 등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백 군수가 이번 사안에 대해 군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할 때까지 단식 천막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 의원은 이날 농성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의회가 이번 의혹에 대해 특위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사권이 없는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 군수 임기 내 이번 의혹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는 사명에 의원직을 사퇴하고 단식투쟁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상길 고성군의원이 집회에 나서 백두현 고성군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배상길 의원은 “고성군이 백 군수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159건, 사업비 4,500여억 원 규모의 공모사업을 따냈다”면서도 “백 군수의 지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사와 고성군과의 수의계약 건수가 5배 이상 늘었다. 수의계약은 일종의 불공정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문제는 공모사업으로 따낸 각종 공모사업을 입찰형식으로 수행하지 않고 특허 등의 명목을 붙여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점이다. 또한 공모사업을 따오기 전에 의회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결여됐다”고 꼬집었다.
배상길 의원은 “특정 업체가 고성군으로부터 수의계약을 받은 뒤 또다시 다른 업체에게 하청을 주는 사례가 발견됐다. 이는 수의계약의 취지와 맞지않다. 또한 의회 조사에서 사업계획서와 맞지 않는 부실시공 등의 사례도 발견됐다. 이 피해는 군민들에게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 군수가 이끄는 집행부와 국민의힘 군의원이 다수인 군의회 간 수의계약 불공정 의혹을 비롯한 주요 정책을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고성군 행정이 마비되는 양상이다.
백두현 고성군수.
백두현 고성군수는 이날 “의회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근 배 의원이 군수가 직접 이번 사안에 대한 감사원 조사를 요청하는 안을 제안했다. 의회 전체의 의견인지, 배 의원 개인의 생각인지부터 파악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백 군수는 “이번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떠나 모든 책임은 군수에게 있다. 군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일정을 제쳐두고 이번 사안을 해결하는 데 우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배상길 의원은 지난달 25일 열린 제26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배 의원의 사퇴에 대한 안건은 오는 22일 열리는 2차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가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다./dandibo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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