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의 공습...장기화시 국내 철강·기계 피해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와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로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 대비 하락한 엔화의 가치가 국내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자국 환율의 평가절하는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때문에 일본과 수출 경쟁을 하는 국내 산업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아직까지 엔저 영향을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하반기까지 엔저가 장기화될 경우 석유, 철강, 기계, 자동차 등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0.97% 급등한 122.33엔에 마감했다. 엔화 대비 달러 가치는 최근 3주 사이 7엔(5%)이 올랐다.
엔저의 원인에는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일본의 무역적자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연방준비의 긴축 가속화 우려까지 반영됐다. 연준은 3월 FOMC를 통해 연내 7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으며, 5월부터 양적긴축 개시 가능성을 밝혔다.
반면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18일 현재 금융정책을 수정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발언해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일본은 수년째 정책금리를 –0.1%,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0%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12조엔(약 120조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연간 매입을 지속 중이다.
일본과 수출 경쟁을 하는 한국 입장에서 가파른 엔화 절하는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실제 2010년대 초중반 달러/엔 환율이 80엔에서 120엔대까지 빠르게 속등하는 국면에서 한국 수출 기업들은 고전했던 경험이 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저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석유, 철강, 기계, 자동차 등의 업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정부 및 민간 차원의 투자 집행이 지연되는 점 역시 철강, 기계 등 업종의 피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전방 수요가 양호한 석유, 자동차 업종은 피해가 제한될 수 있다"며 "석유 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자동차는 점진적인 공급망 차질 완화로 공급자의 가격 협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엔저의 악영향은 대외 수요 개선이 미진하고 원화의 차별적 강세가 나타나는 경우에 국한된다"면서 "지정학적 위험과 선진국 긴축 가속화 등으로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원화 역시 엔화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강세 전환이 어려워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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