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공장·일자리 움직이는 재생 에너지

경제·산업 입력 2022-04-11 20:00:50 수정 2022-04-11 20:00:50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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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국가경제를 그린뉴딜로 이끌어가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애플이나 구글 등의 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실현할뿐만 아니라 자기들과 거래하는 다른 나라 기업들도 탄소중립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사용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100%로 사용하라는 RE100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이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보니 머지않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부가 기업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실 재생에너지 사용문제는 이미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닥친 문제이기도 하지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애플에 부품을 수출하는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애플은 자사에 부품을 수출하는 협력업체에 반드시 재생 에너지를 쓰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애플에 부품을 수출하는 삼성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부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환경으로는 불가능하지요.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삼성은 부품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해야 하는데요. 이런 문제는 삼성만 아니라 SK, LG에너지 솔루션등에도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사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에서 이런 이유로 제조업을 자기 나라로 가져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즉 거래조건을 RE100을 조건으로 내거니까, 그걸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 후 제조업들을 유치하고 있는 것인데 결국 우리나라의 제조업의 공장이 선진국으로 가야만 하게 되면 당장 우리나라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다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빨리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현재 RE100에 가입한 전 세계 기업은 총 349곳이며 우리나라는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아모레퍼시픽, 한국수자원공사 등 14곳에 불과합니다.

 

[앵커]

지난 주에 많은 나라들이 탄소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후 실제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2015년 대비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87.1% 증가했구요. SK하이닉스도 67.8%, LG화학도 12.1%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는데요.

당연히 매출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을 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 감축하지 않으면 당장 위기가 온다는 것이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당장에도 외국의 많은 기업들이 RE100을 요구하고 있고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세는 2025년부터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는데 급박하게 대처해야 할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사용량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7.2%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만 특정해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2020년까지는 없었습니다. 한국전력이 석탄이나 원전, 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송배전망을 통해 일방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만 사용한다는 것이 아예 불가능했었지요.

 

또 한전이 대부분의 전력을 독점적으로 판매하고 있어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거래를 할 수 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때까지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국제적으로 RE100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작년에 제도가 바뀌기는 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자체로 문제를 해결했다기 보다 RE100 요구가 거세어지는 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를 수 없어서 제도를 만들었군요. 구체적인 내용 들어볼 수 있을까요?

 

[반기성 센터장]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에 국내 기업의 RE100 참여와 이행을 돕기 위해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내놓았는데요. K-RE100을 이행할 수단으로는 △녹색 프리미엄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제3자 전력구매계약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지분참여 △재생에너지 설비 직접 설치·사용 등이 제시됐습니다. 기업들은 위 방법 중 하나를 활용해 RE100 이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그런데 시행 1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K-RE100을 활용한 국내 기업은 80곳에 그쳤으며 참여 기업 중 74%인 59곳이 녹색 프리미엄 사용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녹색 프리미엄은 기업이 전기요금에 추가요금을 더 내면서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전력을 한전에서 구매하는 방법인데요. 녹색 프리미엄 참여 기업이 공급받는 전력은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이 아니라 기존에 공급받던 전력과 같지만,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인증에 활용할 수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그린워싱이라는 지적을 받습니다.

 

작년 4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 한해서는 전력 판매도 할 수 있게 바뀌었는데요. 이것을 직접PPA(Power Purchase Agreement)라고 하는데요. 기후·환경단체과 전력소비 기업들은 직접 PPA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럼에도 직접 PPA에도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거든요. 이것은 망 사용료를 내면서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RE100 경영을 할 수 있는 직접PPA 참여가 있도록 다양한 사용환경을 제공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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