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세계 최초 암모니아로 탄소배출 없이 트럭 구동”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Amogy(아모지)가 암모니아를 동력원으로 탄소배출 없이 대형트럭을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Amogy는 미국 뉴욕주 스토니브룩대 주행 시험장에서 자사 암모니아 시스템을 장착한 미국 클래스8 트럭 ‘카스카디아(Cascadia)’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대형 차량을 암모니아로 탄소배출 없이 주행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8분간 트럭에 완충한 액화 암모니아에서 생성된 전기 에너지 900kWh가 수 차례의 주행 시험에 쓰였다.
이번 시험으로 Amogy는 2021년 7월 5kW급 드론, 지난해 5월 100kW급 트랙터에 이어 300kW급 대형트럭까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의 향상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달 말에는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미국 최대 자동차 연구기관 교통연구센터(TRC)에서 실제 화물운송 상황을 재현한 카스카디아 트럭의 주행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29%가 차량, 항공, 선박 등 운송부문에서 나왔다. 그중 23%가 트럭을 비롯한 대형차량 운행에서 발생했다. 무게가 가볍고 짧은 거리를 오가는 승용차는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전기차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많은 화물을 싣고 장거리를 달리는 대형차량은 전기 배터리의 제한된 에너지 밀도 및 긴 충전시간 등으로 배터리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Amogy가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하면, 차량에 암모니아를 곧장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을 탄소배출 없이 구동할 수 있다.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빼내고 이 수소를 곧장 연료전지에 활용하는 과정이 일체화된 Amogy만의 독자 기술 덕분이다.
암모니아는 수십년 간 세계적으로 구축된 기존 수송 및 저장 인프라를 통해 매년 2억톤이 생산 및 운송되는 글로벌 원자재로, 수소 공급의 확실한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암모니아의 저장과 운반을 위한 액화점(영하 33도)이 수소(영하 253도)보다 높아 액화를 위한 에너지 소모가 적으며 경제적이다.
수소 1kg을 호주에서 한국으로 운송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액화 암모니아가 액화수소의 절반 수준이며, 액화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 보다 같은 부피에서 높은 에너지 밀도의 장점도 있다. 따라서 화물 운송분야 탈 탄소 해결책으로서 암모니아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암모니아 생산 부분에서도 빠른 탈탄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Amogy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트럭 동력 시스템 구조. [사진=SK이노베이션]
Amogy의 이러한 기술력과 암모니아 시장의 가능성은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분야 확대를 비롯한 ‘친환경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지난해 6월 3,000만 달러를 Amogy에 투자했다. 미국 유통업체 아마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 영국의 수소산업 전문 투자기관 AP벤처스 등도 Amogy에 투자하고 있다.
우성훈 Amogy 대표는 “암모니아는 에너지 밀도가 상당히 높고 세계적으로 인프라 또한 갖춰져 대형트럭과 같은 화물 수송 산업의 빠른 탈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연료”라며 “Amogy는 드론, 트랙터, 트럭에 이어 빠른 시일 내 해운산업처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어려운 업계의 문제 해결에 적합한 탈탄소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mogy는 향후 글로벌 해운산업의 탈탄소화에도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1MW급 암모니아 추진 예인선, 바지선 등의 실증이 예정돼 있으며 앞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사업을 바탕으로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억톤 이상 감축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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