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日 취업 무역아카데미 IT 마스터 수료 청년과의 간담회’ 개최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한국무역협회(무협)는 정만기 부회장이 지난 9일 도쿄에서 ‘무역아카데미 IT 마스터 과정 수료 후 일본 기업에 취업한 한국 청년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일본 취업 이유, 일본 기업 근로‧임금조건, 조직 문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간담회에는 라쿠텐, 일본 IBM, LINE 등 일본 IT 기업에서 근무하는 IT 마스터 과정 수료생 7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본 취업의 핵심이유로 해외에서 일해보고 싶은 도전정신을 들었다.
국내 일자리 부족과 취업난 등도 일본 취업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2013년 정부에서 추진한 K-Move 사업의 일환이었던 무협 무역아카데미의 IT 마스터 해외 취업 과정이 일본 취업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기업의 근로‧임금 조건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며 구체적 특징을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참가자들에 따르면, 한국이 ‘주당 40시간 및 연장근로 12시간’ 등 주당 근로시간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노사 간 합의를 존중해 일반적으로 주당 근로 시간을 강제하지 않고 월 60시간 범위 내 연장 근로를 탄력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한 IT 관련 직종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급여가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일본의 경우 법정 퇴직금이 아예 없는데다가 매월 납부하는 주민세(소득 대비 8%)가 매우 높아, 한국과 비교해 동일 임금 시 실제 수령액은 한국 대비 약 20%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 일본은 IT 업종 내 잦은 이직과 베트남, 인도 등 외국인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일부 대기업의 급여는 빠르게 인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일본 기업·경제 저성장의 근본 이유로 일본 내 만연한 경직된 조직 문화와 관료주의를 꼽았다.
현재 일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직원과 리더 간 소통 부재 속 리더 독단으로 중요 전략 의사가 결정되는 기업의 의사결정구조,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혁신 부재를 들었다.
또한, IT 기업 특성상 빠른 의사 결정과 사업 추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일본 기업에서는 디테일을 중시하는 불필요한 보고 서류 작성 등으로 적기 의사 결정과 시장 수요 대응이 어려워지면서 경쟁력이 지속 약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으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퇴행적 문화가 일본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어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지연시키고 발전 정체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일본 기업에서는 디지털화 확산 추진 속 우편 또는 팩스 중심의 업무 처리 만연, 날인 문화, 정부 행정의 비효율성을 겪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언론을 통한 상품 광고 시 ‘구매의뢰서는 팩스로 보내주세요’라고 적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본 주재 한국 기관들조차 주로 팩스를 통해 사무용품을 주문하고 있다.
이어 참가자들은 일본에선 도장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날인 문화개선을 위해서 전자 서명을 활용해야 하지만, 일본에서는 전자 서명 대신 도장 찍는 기계 발명과 도입으로 도장 찍는 시간 단축을 날인 문화 개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정부 인·허가의 경우 신청 접수에 3개월, 허가 검토에 또 다른 3개월이 걸리는 등 신규 사업을 위한 정부 인허가 획득에 2~3년이 소요되면서 스타트업 창업마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퇴행적 문화와 사회적 정체로 인해 일본에서는 ‘일이 없으면 그에 상응해 소비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 일본어로 깨달음을 뜻하는 ‘사토리 세대’가 확산되고 있고, 경제 활동이나 소비 활동을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일본 취업 한국인들이 인식하는 일본 기업 내 관료주의와 퇴행적 문화는 과거 일본 기업들과는 매우 다른 양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경우 새로운 시도나 아이디어를 존중하면서 조직 내 원활한 의사소통을 조장하는 한편, 요식행위나 불필요한 정부 규제는 적극 개혁해 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무협 무역아카데미 SC IT마스터 과정은 ICT 인력 양성 및 해외취업 지원을 통한 청년 실업 해소를 목적으로 지난 2001년에 개설돼 22년간 총 2,852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수료자의 96.7%인 2,757명이 해외 취업 후 활동하고 있다. 이 중 약 74%는 일본에 취업해 근무 중이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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