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만 30조원… 연체율 뛴 ‘기업대출’ 문제 없나
[앵커]
기업들이 은행에서 빌린 대출 규모가 올 상반기에만 30조원을 넘어섰는데요. 최근 2년간 대출규모는 줄지 않고 있는데 연체율만 나홀로 강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위기 의식’ 을 키우고 있습니다. 민세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올해 들어 기업대출 월별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조745억원 늘어난 606조9,415억원이었습니다.
7개월 연속 증가세며, 반 년만에 30조원이 넘게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저축은행과 2금융권을 포함한 기업대출 총 잔액 규모는 1,874억원으로 3년간 40%가량 증가했습니다.
걱정스러운건, 부실 우려가 큰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 잔액(612조6,823억원)은 한달만에 3조5,810억원 늘었으며, 자영업자 대출도 같은 기간 1조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함께 오르고 있는 연체율.
한국은행이 집계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대비 0.16%포인트(p) 오른 가운데, 중소기업 연체율(0.51%)은 같은기간 0.22%p나 올랐습니다.
특히 자영업자 연체율은 지난달 기준으로 1%에 도달해,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기업대출 금리는 5%대까지 오르는 등 고금리 여파가 계속되고,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9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자영업자 연체율 전망은 더 어둡습니다.
여기에 1,612개 기업들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5.1로, 지난해(10.1)와 비교해 반토막 난 상황.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인데, 부채를 갚아나갈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도 쓰입니다. 이 때문에 비율이 낮아질수록 기업들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싱크]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지금 한국 상장 기업의 30%가 이자도 못낼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위기에 대비하고…”
이같이 기업대출 ‘규모’는 늘어나고 기업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충당금 적립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민세원입니다. /yejoo0502@sedaily.com
[영상편집 유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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