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도수치료 대신 에스테틱…보험사기 '천태만상’

증권·금융 입력 2024-07-10 17:38:06 수정 2024-07-10 17:38:06 김도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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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금융당국이 보험사기와 전쟁을 선포하며 민생범죄 근절에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이 최근 두 달간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조직형 보험사기 일당 100여명을 검거했습니다. 그야말로 천태만상인 보험사기 실태, 금융부 김도하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보험사기, 수법도 진화하고 갈수록 대범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뤄지는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보험사기는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대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 두 명 정도가 연루됐던 사기행각이 요즘은 보험설계사부터 보험사, 병원, 브로커까지 연루된 대규모 조직형 범죄로 진화해 지능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10일) 금감원이 발표한 보험사기 적발 사례를 하나 보면요.


부산경찰청은 최근 보험사기로 10억원의 실손보험금을 빼먹은 한방병원 의료진과 가짜환자 100여명을 적발했습니다. 한의사와 전문의, 간호사, 가짜환자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 일당이 허위 진료기록을 이용해 실손보험금을 편취한 조직형 보험사기입니다.


한의사인 병원장 A씨는 치매를 앓는 70대 고령의 전문의를 형식적으로 채용했는데요. 한의사인 병원장의 진료 분야가 아닌 도수치료 등으로 허위의 진료기록을 발급하기 위해 전문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병원장은 상담실장 겸 간호사인 B씨에게 전문의 명의를 이용해서 허위 처방을 내리고 진료 기록을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상담실장 B씨는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에게 보험사기를 권유하고, 병원에 결제된 금액에 상응하는 공진단이나 피부미용 시술 등을 제공하도록 병원 직원들에게 지시했습니다.

 

병원 직원들은 일반 환자와 구분하기 위해 가짜환자 이름 옆에 '도수치료 대신 에스테틱 진행' 등의 문구를 별도로 기재하고, 도수치료 명부에 보험사기 유형별로 색깔을 다르게 표현해 구분하는 방식으로 허위 진료를 치밀하게 관리해왔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가짜환자 100여명에는 보험설계사도 5명이나 있었는데, 이들은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 보험사기에 가담해, 실손보험금 10억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보험회사가 보험사기에 가담한 경우도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보험사기에 가담한 대형 보험사와 법인 보험대리점 GA 소속 설계사 40여명에 대해 무더기 제재를 내렸습니다.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4개 보험사와 22개 GA 설계사에 대한 등록취소, 업무정지 제재 조치가 이뤄졌는데요.


이들 대형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과 GA의 설계사들은 다른 사람들과 공모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허위 사고접수를 하거나 사고 내용을 허위로 꾸며내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보험사기 규모도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1조 1,16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5년 연속 증가했는데, 2019년(8,809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0%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보험사기 적발 인원도 1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는 11만명 가까이 적발됐는데, 2019년도와 비교하면 약 20% 증가한 셈입니다.


보험사기 유형별로 보면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이 절반에 육박해 가장 많습니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허위로 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편취하는 수법입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5,476억원으로 1년 만에 700억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앵커]

당국은 보험사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네. 당국은 올해 초 경찰청, 건강보험공단, 보험업계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조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경찰의 보험사기 수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내용인데요. 보험사기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핫라인을 구축한 겁니다.


또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관계기관들은 지난주 ‘1차 보험조사협의회’를 개최했는데요.


협의회는 다음 달 14일 시행을 앞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과 관련해 준비상황을 점검했습니다. 또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 금액을 추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추진 방안, 그리고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대국민 홍보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특별법이 시행되면 보험사기뿐만 아니라 보험사기를 권유하거나 유인, 알선, 광고하는 행위까지 처벌이 가능해집니다. 관련 행위자는 보험사기죄와 동일한 수준의 형사처벌 대상이 돼 징역형과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요. 금융당국이 보험사기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 겁니다. 보험사기 피해자로 판명될 경우에는 사고로 인해 할증된 보험료를 반환받을 수 있게 됩니다.



[앵커]

네. 오늘은 금융부 김도하 기자와 조직형 보험사기 실태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itsdoha.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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