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횡령 사고 터진 수협은행…강신숙 연임 발목잡나
수협은행, 차기 행장 인선 절차 중 내부 금융사고 터져나와
'역대급 실적' 강신숙, 내부통제 문제에 연임가도 험로 예상
업계 "은행장 인선 과정서 발생한 암투 가능성"
[서울경제TV=김도하 기자] 수협은행에서 거액의 횡령 사고가 발생해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강신숙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직원이 수년간 대출 서류를 위조해 고객 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협은행 김포한강지점에서 근무하던 50대 A씨는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대출 서류를 위조해 고객 돈을 빼돌리고, 돌려막는 수법으로 감시를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마포지점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도 추가로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협은행은 지난 6월 자체 내부통제 감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금융감독원에 즉시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은 A씨를 직위해제하고 횡령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현재 금감원은 수협은행 본점에 검사팀을 보내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횡령 사고 공시를 안 한 이유에 대해 "최초 적발 당시 횡령 규모가 3,000만원 수준으로 파악돼 은행법상 공시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법에 따르면 금융사고 피해 규모가 3억원 이상인 경우, 금융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15일 이내에 은행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공시해야 한다.
[사진=수협은행]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수협은행은 이번 횡령 사고로 잡음이 생기면서 차기 행장 인선 구도가 안갯속에 갇혔다.
강 행장은 취임 이후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었지만, 내부 금융사고가 터져나오면서 내부통제 리스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강 행장은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85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강 행장이 연간 목표로 제시한 3,300억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측돼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경영 연속성을 강조하는 강 행장의 명분에도 설득력이 실리던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도 검사가 종결된 사항이 아님에도 사고 내용과 금액 등 자세한 정황이 외부로 노출된 걸 보면 현 행장을 밀어내기 위해 누군가 고의로 흘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이 같은 암투가 왕왕 벌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협은행 차기 행장 자리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강 행장을 포함해 총 6명이다. 내부 출신으로는 강 행장과 ▲신학기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박양수 수협은행 부행장 ▲김철환 전 수협은행 부행장, 외부 출신에는 양제신 전 하나은행 부행장과 강철승 전 중앙대 교수가 지원했다. /itsdoha.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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