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서 제외됐는데…국책은행 부실채권만 6.5조
산업·수출입·기업銀 부실채권 6.5조…7개 시중은행 4.6조보다 많아
기업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 1.30%…전년 동기 대비 0.32%p↑
수은 부실채권 1.3조·산은 부실채권 1.2조…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
국책은행 특성, 코로나19 대규모 정책금융지원…부실기업 증가 영향 받아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에서 국책은행 제외…건전성 관리 중요도↑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53%로 전년 동기 대비 0.12%p 상승했다. 이 가운데, 국책은행으로 분류된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의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가 6조5,0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KDB산업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0.66%, IBK기업은행 1.30%, 한국수출입은행 0.98%다. 국책은행 3곳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국내은행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 전체 평균보다 높다. 이들 국책은행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도입이 준비 중인 은행권 스트레스완충자본 적용 대상에는 국책은행이 제외됐다. 올해 하반기도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수출입·기업銀 부실채권 6.5조…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
고정이하여신,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사실상 어려운 부실채권이다. 금융사에서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후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올해 6월말 기준 IBK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4조가 넘는다. 전년 동기 2조9,000억여원 대비 1조 이상 늘었다. 전체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30%로 전년 동기 0.98% 대비 0.32%p 더 늘어난 규모다. 기업은행의 올해 3월 기준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조4,000억여원, 전체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1.12%로 집계된다. 기업은행은 고금리 기조와 내수부진 장기화에 따른 음식, 숙박업, 도소매업 등 소상공인 중심으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 수치는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8년 6월 고정이하여신 1.36%보다 낮은 수치로 건전성 측면에서 크게 우려할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조3,000억여원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8%로 전년 동기 0.53% 대비 0.45%p 증가했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작년 11월 대선조선 워크아웃 개시 등으로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다소 늘었으나, 총 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과거 10년내 최저 수준이고 적절한 충당금 적립 등으로 안정적 여신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조2,000억여원, 총 여신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66%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고정이하여신비율 0.62%보다 0.04%p 늘어난 수치다.
◆국책은행 코로나19 대규모 정책금융지원…부실기업 증가 영향 받아
국책은행들은 코로나19 당시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 방식으로 기업들에 금융지원을 진행했고, 이후 금융지원이 종료되면서 부실기업이 등장하자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 등의 방식으로 자산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 특성상 민간은행보다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지원 규모가 컸던 만큼, 부실채권 규모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완충자본 제외된 국책은행…건전성 집중관리 필요성 제기
하지만, 같은 기간 올해 6월 말 기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SC제일, 씨티, 아이엠)의 고정이하여신 4조6,000억여원, 고정이하여신비율 0.30%와 비교하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에 대해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을 위한 은행업감독규정 및 시행세칙과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안의 규정변경 예고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위기상황을 대비한 추가 자본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가 올해 하반기 도입된다. 예상하지 못한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대비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별 리스크관리 수준과 위기상환분석(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자본 적립을 요구할 수 있다. 적용대상은 국내 17개 은행과 8개 은행지주회사다.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가 도입되면, 은행과 지주사 등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수준을 근거로 최대 2.5%p까지 추가 자본 적립의무가 부과된다.
반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은 스트레스완충자본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독자적 자본 확충이 어렵고,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손실보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책은행들은 제외된 것이다.
당국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올해 하반기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책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관리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yalee@sedaily.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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