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위너스맨’, 긴 여운 남기고 역사 속으로

경제·산업 입력 2024-10-04 08:30:40 수정 2024-10-04 08:30:40 정창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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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오른쪽 네 번째) 마주 등 관계자들이 위너스맨 은퇴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뛰어난 경주력과 성적으로 감동을 선사한 한국 경주마의 자존심위너스맨(국산··6)이 현역 생활을 은퇴하며 전설로 남게 됐다. 

 

4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위너스맨은 지난달 2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은퇴 행사에서 수천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화려하고 의미 있는 고별식을 가졌다. 위너스맨은 경주마 은퇴 등급 중 최고 등급인 천마급으로 은퇴식을 치렀다. 이는 다른 스포츠에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부경 제4경주가 끝난 오후 230, 위너스맨은 이효식 기수와 함께 4코너에서 결승선까지 질주하며 경주마로서는 마지막으로 경주로를 밟았다. 이날 행사에는 위너스맨의 이경희 마주, 최기홍 조교사, 김지민 관리사, 엄영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 신우철 부경마주협회장, 민장기 부경조교사 협회장 등 다수의 경마 관계자와 팬들이 참석했다.

 

위너스맨은 42개월 동안 총 55.3km를 달렸고, 58292라는 시간 동안 사람들의 가슴속을 뜨겁게 달궜다. 그는 29개 경주에 출전하여 118, 24, 33, 승률 62.1%, 복승률 75.9%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으며, 경주마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와 수식어를 받았다.

 

특히 위너스맨은 장기화된 코로나 감염병 사태에 지친 이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출전하는 경주에서는 3위나 4위로 달리다가, 4코너를 돌면 위너스맨의 타임이 시작됐다. 남다른 끈기와 뒷심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위너스맨의 모습은 관중들에게 큰 용기와 활력을 불어 넣었다.

 

위너스맨은 데뷔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경마장 입사 후 두 달 만에 치른 첫 무대를 15마신 차로 압승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듬해 2021년 코리아더비로 대상경주 첫 우승을 차지하고, 2022년에는 헤럴드경제배, YTN, 부산광역시장배 경주를 연이어 우승하며 국산마 최초로 스테이어 시리즈 삼관마가 됐다.

 

특히 2022년 코리아컵에서는 쟁쟁한 외국 경주마를 제치고 국산마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국산마의 위용을 떨치고 국내 경마팬들의 한을 풀어주었다. 위너스맨은 대상경주만 출전하면서도 무려 6연승을 기록하고, 12월 그랑프리까지 우승하며 2022년 연도대표마로 선정됐다.

 

2023년에는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지만, 그는 항상 3위권의 성적 안에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0월 열린 KRA컵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경주력에 대한 의구심을 단숨에 불식시켰고, 이후 대통령배까지 우승하며 국내 모든 G1 경마대회를 우승한 최초의 국산마가 됐다.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12월에도 위너스맨의 질주는 이어졌다. 위너스맨은 2023년 그랑프리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경주마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는 총 487,973만 원의 상금을 획득하며 국내 경마 역사상 최고 상금을 경신하고, 2년 연속 연도대표마상을 수상했다.

 

다리 부상으로 올해 초부터 장기간 휴양을 다녀온 위너스맨은 지난 98일 열린 코리아컵으로 복귀했으나, 수술 후유증으로 호흡기 질환을 얻으며 은퇴가 결정됐다.

 

은퇴식에서 위너스맨의 이경희 마주는 평생에 위너스맨과 같은 명마를 다시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최기홍 조교사는 지금까지 충분히 잘 뛰어줬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위너스맨을 격려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짧고도 긴 위너스맨의 경주마 인생은 이제 막을 내렸다. 위너스맨은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위너스팜에서 씨수말로 제2의 마생을 살게 됐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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