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존재감 커진 사모펀드…제2 고려아연 어디?
금융·증권
입력 2024-10-17 17:23:49
수정 2024-10-17 18:23:52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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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재계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사례를 보면 사모펀드가 낀 분쟁이 부쩍 늘었는데요. 알짜 기업을 겨냥한 사모펀드들의 인수합병(M&A) 시도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재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금융증권부 김보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네, 오늘은 리조트로 유명한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역시 시장의 눈길을 끈 건 에어프레미아의 기업가칩니다. 앞서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당시에 비해 5배 넘게 폭증했는데요. 4,700억원을 인정받고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JC파트너스는 투자 원금 대비 약 2.8배의 수익률을 거두며 2,340억원 상당을 회수하게 될 전망입니다. 역시 사모펀드가 끼어있네요.
[기자]
네. 국내 사모펀드 시장도 사상 최대치입니다. 사모펀드가 국내 들어온 지 올해로 딱 20주년을 맞았는데요.
지난해 금융당국이 인수합병 규제를 완화해주면서 1조원 넘게 굴리는 운용사들이 35곳까지 늘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이들의 먹거리 싸움 역시 치열해졌습니다. 경영권 확보전이 새 수익 모델입니다.
최근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사모펀드가 빠지지 않습니다. 고려아연을 비롯해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애프앤가이드, 티웨이항공과 쏘카, 래몽래인 등이 있죠. 모두 사모펀드들의 활동 크게 두드러집니다. 다올투자증권, JB금융지주 등 금융사도 있습니다.
기업들의 경영권 분쟁, 경영권을 뺏어오려면 주식을 대량으로 사 모을 돈이 필요하겠죠. 이 돈 사모펀드 업계와 밀접합니다.
아울러 시장 전반엔 ‘경영권 분쟁은 주가 급등’이라는 인식도 확실히 생겼습니다. 앞서 대명소노, 시가보다 20% 웃돈을 얹어 JKL의 티웨이항공 지분을 다 사들였죠. 고려아연 분쟁처럼 쩐주가 확보되는 대로 대량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러자 개미들이 몰려들었고 일주일새 티웨이홀딩스 주식은 60% 가까이 올랐습니다. 최근 고려아연 공개매수 경쟁 덕분에 추격매수에 들어간 투자자들도 이득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앵커]
이에 아예 증권가에선 제2의 고려아연 찾기, 즉,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상장사 리스트도 만들어 발표했다면서요?
[기자]
네, 최근 NH투자증권이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지분율 격차가 20%포인트 미만인 상장사 34개를 리스트로 만들어 공개한 것인데요. 통상적으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전체의 3분의 1미만이면 경영권이 취약하다고 평가됩니다. 다른 주주들이 규합해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안을 통과시킬 수 있어섭니다.
아래는 지분율 격차와 기업가치(밸류), 풍부한 현금까지 고려한 리스트인데요. 이 중 격차가 3%포인트 이내인 기업도 11곳이나 됩니다. 엔씨소프트, 금호석유, 한솔케미칼, OCI홀딩스, 아세아, 아이센스, 아난티, 디아이, 조광피혁, DB,광동제약 등이 사정권내 기업으로 꼽힙니다.
리서치알음도 사모펀드가 노릴 기업, 어디 고려아연뿐이겠는가라는 리포트를 통해 고려제강, 사조대림, 신도리코, 삼목에스폼, 동원개발, 태양 등을 사모펀드 운용사가 관심을 가질만한 기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사모펀드의 커지는 움직임, 문 앞의 야만인으로 볼 것이냐, 행동주의 펀드로 볼 것이냐를 생각해 볼 때인 것 같습니다. 인수합병 뒤 상장폐지하는 시도가 잇따르기 때문인데 최근엔 사모펀드 개입으로 밸류업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죠?
[기자]
네, 꽃놀이패라는 말이 있죠.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금을 전격 회수하거나 공개매수 후 상폐 수순을 밟는 거죠.
요즘은 소액주주 반발에 포괄적 주식교환이라는 꼼수를 활용해 우회 상폐에 나서기도 합니다. 올해만 락앤락 등 5개사가 겪고 있습니다. 사모펀드사들은 경영 편의성을 내세우며 상장폐지에 나서지만 이들의 본질적인 목적은 자산 매각, 배당 확대, 감자 등을 통한 투자금 조기 회수입니다. 국내 산업에 타격이 엄청날 뿐더러 기존 주주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졸고 있는 일부 재벌들에게 돌을 던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밸류업에 맞춰 주주와 주가를 의식한 경영을 해야한다는 것을 기업들이 알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모펀드의 활동이 주주 환원과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boyeon@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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