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났던 ‘리들샷’이 택배로...온라인 시장 본격 뛰어든 다이소, 속내는?

경제·산업 입력 2024-12-02 15:27:11 수정 2024-12-02 15:27:11 이수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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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화 나선 다이소...통합몰 오픈, 물류 인프라 확대에 속도
낮은 객단가, 온라인몰 대량주문으로 극복 나서...‘큰손’ 고객 찾는다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도...오프라인 매장 유입 이끄는 온라인몰
높아진 ‘배송’ 눈높이에 쫓아오는 C커머스까지...다이소몰 성공할까

[사진=뉴스1]

[서울경제TV=이수빈 인턴기자] 온 매장을 다 뒤져도 없다는 다이소 품절 대란템 ‘리들샷’이 내일 아침 택배로 와있다면 어떨까. 얼마 전부터 이 말은 가능한 얘기가 됐다. 다이소가 온라인 시장에 본격 확장을 시작하면서 매장 인기 상품을 온라인으로도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이밖에도 다이소는 그간 관심이 없었던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강자 다이소가 온라인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이소는 온라인에서도 ‘국민가게’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까.


◆“우리도 ‘이커머스’ 합니다” 온라인 시장에 본격 뛰어든 다이소

다이소몰 홈페이지.[사진=아성다이소]

아성다이소(다이소)가 온라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다이소는 1997년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이커머스보다는 전국 1,5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라인 사업 확장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업계에서 이미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온데다 매장을 중심으로 한 접근성을 주전략으로 삼아왔기에 무리해서 온라인 시장에 진출할 필요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이소가 그럼에도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 통합 온라인몰인 ‘다이소몰’을 오픈하면서부터다. 다이소의 온라인 채널은 그동안 전용 앱 ‘샵다이소’와 다이소의 이름을 딴 오픈마켓 ‘다이소몰’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지만 다이소몰은 특수 관계를 맺은 회사 한웰이쇼핑에 ‘다이소’라는 이름을 빌려줬을 뿐 오픈마켓으로 운영되는 온라인몰이었다.

즉 다이소 제품은 일부만 판매되고 대형가전 등 다이소와 관련 없는 물건이 대거 판매됐고 자연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샵다이소 역시 취급하지 않는 품목이 많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이 많았던데다, 다이소몰과 헷갈리는 이용자들이 많아 이용률이 저조했다. 이에 다이소는 한웰이쇼핑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이후 다이소몰과 샵다이소를 통합한 온라인몰 ‘다이소몰’을 오픈해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새단장을 마친 다이소몰은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우선 오픈과 동시에 한진택배와 손잡고 전국 익일 택배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고 기존 일부 지점에서만 가능했던 픽업 서비스 운영 매장을 확대했다. 또 온라인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온라인 사업 관련 경력직도 대거 채용했다. 직접 운영하기 시작한 다이소몰을 이번에는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행보다.

다이소 세종허브센터 조감도.[사진=아성다이소]

다이소의 온라인 시장 진출 움직임은 물류 인프라 확대에서도 드러난다. 다이소는 기존 경기 용인·부산 물류센터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안성 물류센터를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신규 물류센터 계획도 있다. 오는 2027년에는 4,000억원을 들여 세종시에 역대 최대 규모의 세종허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며 내년 양주허브센터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두 거점에 새로 물류 센터가 들어설 경우 향후 다이소 온라인몰의 물류 시스템이 전국구를 더 원활하게 커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이소에게도 아킬레스건이?..."객단가 극복에 ‘온라인’ 카드 꺼냈다"
다이소가 이같이 온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뭘까. 일각에서는 다이소가 낮은 객단가 극복을 위해 온라인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이소 매출 및 매장수 추이 그래프.[그래픽=이수빈 인턴기자]

현재 다이소의 매출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1조 9,786억원을 기록한 다이소의 연 매출액은 2019년 2조원을 돌파했고 다시 4년만인 2023년 3조 4,000억원대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앞자리를 갈아치웠다. 

다만 다이소에게는 ‘낮은 객단가’라는 아킬레스건이 있다. 업계는 다이소의 고객 한명당 객단가를 6500원 안팎의 낮은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다이소가 500원에서 5,000원으로 구성된 초저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현재까지 객단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매장을 계속해서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길러왔는데 전국 매장이 1,500여개에 달한 지금,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이소가 낮은 객단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온라인몰 키우기’를 택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온라인몰의 대량 주문 서비스를 고도화해 개인 고객 뿐 아니라 ‘큰손’ 고객인 기업·단체 고객들을 끌어 모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이소의 온라인 사업 확장에 대해 “객단가가 낮은 다이소가 온라인몰 활성화를 통해 대량물량을 안정적이고 정기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유저들의 유입을 용이하게 하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이소몰은 재오픈 후 대량주문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우선 다이소몰에 많은 수량도 주문 가능한 품목을 모아놓은 ‘대량주문관’ 코너를 신설하고 배송가능지역 등 주문 세부 정보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길렀다. 또 지난 7월에는 기존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량주문 서비스 지역을 전국 단위로 넓혔다. 단일품목당 30만 원 이상이었던 대량주문 기준도 20만 원으로 낮췄다.

다이소몰의 대량주문 가능 지역 확대 안내 페이지.[사진=다이소몰]

이에 대량주문 매출도 오르는 추세다. 다이소몰의 올 3분기 대량주문 서비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131% 가량 신장했다. 목적대로 큰손 고객 모으기에도 성공적인 분위기다. 현재 다이소몰에 대량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 중 기업·단체 회원 비중은 70%에 달한다. 다이소에따르면, 대량주문의 경우 음식점이나 공공기관에서 주방용품과 사무용품 등을 주로 구매하고 있다. 업계에선 다이소의 온라인 사업 확장이 단순히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수익 채널을 개설하는 것 이상을 넘어, 기업, 단체 등으로 고객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들샷 재고 어딨나 앱으로 먼저 찾아요"...온오프라인 시너지 노린다

또 다이소가 온라인 시장에 힘을 주는 데는 온라인몰 활성화를 통해 오프라인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온라인몰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유입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VT코스메틱의 '리들샷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사진=아성다이소]



실제로 다이소는 지난해 10월부터 품절대란과 다이소 오픈런 현상을 일으켰던 VT코스메틱의 '리들샷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리들샷)을 판매하면서 온라인몰 이용이 매장 방문으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음을 체감했다. 우선 리들샷이 매장 품절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 당시 다이소몰 앱 월간 사용자수(MAU)가 큰폭으로 늘었다.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리들샷 출시 전 122만명이었던 다이소몰 MAU는 품귀현상이 뜨거웠던 올해 1월 기준 218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리들샷 재고가 있는 제품을 찾기 위해 고객들이 온라인몰의 재고조회, 매장 검색 기능을 활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 매장 인기 상품이 온라인몰 이용률을 높이고, 온라인몰 이용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이끄는 상호보완 효과가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이소는 온라인몰 이용을 오프라인 매장 방문으로 이끌 수 있는 기능을 계속해서 업데이트중이다. 최근에는 재입고 알림 기능을 개선하고 ‘자주 가는 매장’ 기능을 추가해, 고객마다 자주 방문하는 매장의 재고 상황 등을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또 일부 지점에서만 가능했던 상품 픽업서비스 가능 매장도 대폭 확대해, 온라인에서 미리 결제한 후 매장에서 간편하게 픽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온라인몰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인하면 매장을 둘러보며 다른 상품도 함께 구매하게 되는 ‘추가구매’가 발생하기 때문에 매출 극대화에 유리해진다. 

다이소 측도 온라인 시장 본격 확장의 효과로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를 들었다. 다이소 측은 인기상품의 재고나 보유 매장 정보를 앱으로 미리 찾아보고 이후에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체감하고 있어, 앞으로 온라인 앱 서비스 고도화가 오프라인 매출 신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배송 눈높이’ 높아지는데...다이소몰 통할까

한편 다이소의 온라인 사업이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다이소가 온라인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배송 문제가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특히 다이소몰은 초저가인 제품 가격과 달리 무료배송 조건이 높아 개인 고객들이 배송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다. 현재 다이소몰에서는 3만원 이상 구매시에만 무료배송이 가능한데, 가장 판매비중이 높은 1,000원~2,000원짜리 상품을 10개 구매해도 만 원대에 불과해 개인 고객들은 무료배송 조건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미 ‘무조건 무료배송’, ‘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등 이커머스 시장에서 완화된 배송비 조건에 익숙해져 있어 온라인 시장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료배송 조건 완화가 필수적일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또 다이소의 물류 시스템 역시 기존 쿠팡 등 당일 및 익일 도착 서비스에 익숙해진 온라인 소비자들에게는 눈에 차지 않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이소는 오후 2시 이전 주문시 익일 배송을 시작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익일 배송 처리가 되지 않아 다이소로부터 배송 지연 문자를 받았다는 소비자 후기가 많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다이소가 익일 배송이 가능한 충분한 물류 시스템 구축 없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일단 익일배송을 선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이소가 전국에 매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물류 시스템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이소몰은 전국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지 않고 안성 물류센터에서 이커머스 물량을 담당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러한 체계는 빠른 배송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이소와 매장 수가 비슷한 올리브영 등이 전국에 퍼져 있는 매장을 거점으로 ‘오늘도착’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여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한 만큼, 다이소 역시 안정적으로 온라인 사업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전국 매장을 활용해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재구축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용식 교수는 “이미 당일배송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다이소몰은 배송 문제를 가장 먼저 명확하게 손봐야 한다”며 “익일배송이 아닌 당일배송 정도의 시스템은 다이소몰도 기본으로 채택해야지만 치열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기초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고 올라오는 C커머스는 어쩌나...‘4조클럽’ 무사히 입성할까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아울러 업계에서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은 다이소에 호락호락한 환경이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업체가 빠르게 국내를 공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04만9679명, 테무는 670만5544명을 기록해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이들 업체는 다이소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상품군을 다루고 있는 만큼 ‘초저가 가성비’를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있는 다이소의 온라인 시장 확장에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이들 업체는 국내 대형 제조사를 입점시키고 물류센터를 짓는 등 국내 물류 체계 구축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앞으로 배송 편의성 문제도 차츰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초저가 이커머스가 국내 진입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다이소가 남은 과제들을 서둘러 해결하고 차별성을 찾지 못하면 온라인 시장에 정착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용식 교수 역시 “중국 이커머스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초저가”라며 “이런 점에서 마찬가지로 초저가를 내세우는 다이소와 소비자의 니즈가 겹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이소가 제품 품질이나 배송 등 중국 업체가 빠르게 따라오기 힘든 측면에서 차별성을 먼저 갖춰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이소는 빠른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가 올해 연매출 ‘4조클럽’ 입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 온라인 강화 전략 역시 1년여만에 성장을 이뤄내면서 다이소 내부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인 상태다. 다이소가 이 기세를 이어나가 온라인에서도 ‘국민가게’ 타이틀을 얻고 당당히 4조클럽에 입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q000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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