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근로자 76% "MBK·영풍 적대적 M&A 시 근로조건 악화 우려"

경제·산업 입력 2025-01-16 14:35:32 수정 2025-01-16 14:55:37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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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근로자 76% “경영권 분쟁으로 불안・스트레스 더 커졌다” ·
응답자의 91.4%, 경영진 교체 시 ESG경영에 ‘부정적’…”지역사회 신뢰도 깨질 것” 
응답자의 90% 이상, 글로벌 브랜드 신뢰도와 협력사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로 현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고려아연 임직원은 고용과 급여, 복지 등 근로조건 악화를 가장 많이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어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노사 관계가 악화하고 노사대립이 격화될 것이란 답변이 뒤를 이었다. 


[사진=고려아연]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고려아연 임직원 19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1,010명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조사는 신뢰도 제고를 위해 온라인 무기명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적대적 M&A 성공 시 고려아연에 미치는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고용과 급여, 복지 등 근로조건 악화(18.6%, 938명, 복수답변 가능)를 꼽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대립 악화가 우려된다는 답변도 두번째로 높은 비율(16.3%, 825명)을 차지했다. 

산업과 기업경쟁력, 비즈니스에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핵심 기술 해외 유출(15.9%, 803명)과 비철금속 산업에서의 글로벌 신뢰도 하락(13.2%, 668명)을 지적하는 근로자들이 상당수에 달했으며, 핵심 인력 이탈(12.2%, 615명), 기술 혁신 지연(9.5%, 482명), 비철금속 공급망 혼란으로 유관 산업 악영향(8.6%, 432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해당 문항은 9개 항목 중 5개까지 중복선택이 가능하다. 

실제 근로자들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적대적M&A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임직원들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차 설문조사와 비교해 불안과 스트레스가 높아졌다고 응답한 근로자가 무려 76.0%(768명)에 달했다. 적대적M&A로 인한 부담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정신적인 고통이 한층 커졌다는 얘기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고려아연 임직원 과반수는 영풍과 MBK의 적대적 M&A에 따른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 및 우려가 증가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사내 분위기와 조직문화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응답이 75%를 넘었다. 적대적M&A로 구성원들이 동요가 한층 심화되면서 회사 경영의 안정성과 인재유출 등 인적자원 관리 부담도 한층 커진 모양새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ESG 경영에 차질이 생기고, 울산 등 지역사회와의 신뢰관계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는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무려 91.4%가 ESG실행과 환경보호 등 사회적 책임 수행에 있어 부정적일 것이라고 응답했고, 90.1%(910명)는 지역사회와의 신뢰 관계가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조업정지 58일 처분 등을 받고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영풍이 MBK와 손을 잡고 적대적M&A에 나선 점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MBK와 영풍이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에 관여할 경우 사업에 직격탄을 맞을 거란 지적도 제기됐다.
응답자 10명 중 9명(90.7%, 916명)은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글로벌 브랜드로서 신뢰도와 역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고,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90.2%(911명)에 달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투기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최근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영풍의 적대적M&A가 지속되면서 임직원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매우 피폐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비즈니스 측면은 물론, ESG경영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할 때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회사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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