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척문리 산성'서 백제시대 집수시설·북문지 발견
전북
입력 2025-03-05 18:02:17
수정 2025-03-05 23:36:10
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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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기 행정구역·관등명 처음으로 확인
백제 인장와, 기년명 기와 다량 출토

[서울경제TV 남원=최영 기자] 국가유산청허가로 추진된 전북 남원시 이백면 척문리 산성(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발굴조사에서 백제시대 집수시설(集水施設)과 북문지(北門址)가 새롭게 발견, 사비기 행정구역과 관등명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백제 사비기 지방 거점 산성으로 알려진 남원 척문리 산성에서 발견돼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5일 남원시에 따르면 시와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조사를 이어오면서 성벽, 문지, 집수시설, 도수시설, 건물지 등을 조사해온 만큼 이번에 발견된 1호 집수시설은 평면형태가 말각장방형이며, 벽석과 바닥면에서 대형 결합목제로 밝혀져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집수시설 내부에서 6점의 목간(木簡)이 출토됐는데, 목간에 묵서로 쓴 '상항(上巷)', '중항(中巷)', '장덕(將德)'등의 글자가 확인됐다. 집수시설이란 성내의 용수 확보와 우수(雨水) 시 유속을 줄여 성벽 및 문지의 보호를 목적으로 물을 모아 놓은 시설이다.
그 중에서도 '상항'과 '중항'은 백제 사비기 행정구역인 5부(部) 5항(巷)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 이번 남원 척문리산성 집수시설에서 이를 재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백제 중방성으로 알려진 고사부리성[사적] 상부상항(上部上巷)명 문자기와, 상부상항이 음각으로 새겨진 목제품 등까지 출토되어 백제에서 실제로 항제(巷制)가 실시됐음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장덕 글자의 경우 백제의 16관등 중 제7품 관등 명칭에 해당하는 만큼 백제의 관등이 백제 목간(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만든 목제품)에서, 묵서로 기록된 처음 확인된 사례여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외에도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병오(丙午, 516년 또는 576년)와 병신(丙申, 526년 또는 586년)명의 인장와(도장 찍힌 기와)와 기와가 다량 출토, 이를 통해 척문리산성은 백제 사비기 성왕~위덕왕 때에 해당하는 시기에 산성이 운영되었음을 밝혀주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삼족토기, 개배, 대호 등의 토기류와 철겸, 철착, 철제가위 등의 금속류 유물을 비롯해, 목간을 비롯한 목기, 두레박, 가공목 등이 다량 출토됐다. 또 동물 뼈와 식물유기체가 출토된 바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집수시설 및 사비기 행정구역과 관등명 결과 등을 통해 백제 행정구역과 관등체계를 실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남원시는 앞으로도 조사결과를 토대로 척문리산성의 역사성과 가치성을 밝히는 등 체계적인 보존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sound14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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