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산삭감에 '두뇌유출'…미 과학자 대거 유럽행 고려
경제·산업
입력 2025-04-12 09:40:54
수정 2025-04-12 09:40:54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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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줄 끊긴 학자들 "유럽으로 갈 수밖에"

로이터는 유럽행을 고려하고 있는 미국 내 학자들, 유럽 이전을 검토 중인 미국 직원이 늘었다고 밝힌 유럽 대학·연구소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존 투틸 워싱턴대의 신경과학교수는 미 메인주 출신이지만, 현재 가족과 함께 유럽행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미 국립보건원(NIH)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투틸 교수의 연구 보조금도 동결됐고, 2027년 이후를 위한 자금을 신청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그의 연구실은 17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으며 자금의 4분의 3은 NIH에서 받는다.
미 국립해양어업청(NMFS)의 어류생물학자 새라 와이스버그는 2월 해고당한 뒤 유럽에서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그는 "(내 경력을) 유럽으로 가져갈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었다"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대가 지난달 7일 선보인 '과학을 위한 안전 공간' 프로그램은 미국 학계에서 시선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1500만 유로(약 243억원)를 들여 보건, LGBTQ+,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미국 인력 유치를 목표로 하는 이 프로그램에 미 항공우주국(NASA), 스탠퍼드대 등 기관 연구원 120명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다른 유럽 대학들도 미국 학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브뤼셀 자유대 등은 미 연구자들의 박사 후 연구원 지원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알렉산더 본 훔볼트 재단은 독일과의 과학자 교류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20%가량 늘릴 계획이다.
기후변화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그랜텀 연구소는 미국 내 경력이 짧은 기후 연구자들을 위한 연구 펠로십 자리를 마련했다. 이미 지원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연방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한 조치라며 대학과 각종 연구기관에 들어가는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유럽은 이를 미국에 있는 학자들을 초빙할 기회로 삼고 있다. 지난 3월 유럽 프랑스, 독일 등 13개국은 유럽연합(EU) 집행위에 학계 인재 유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일 것을 촉구했다.
과학 연구 자금을 지원하는 EU 기관 유럽연구이사회(ERC)는 EU로 이주하는 연구자를 위한 연구실 설립 등 이전 예산을 1인당 200만 유로(32억원)로 두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새 연정에 합의한 독일 보수당과 사회민주당은 연구자 최대 1천명을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미 디지털 컨설팅 회사의 그레이 맥도웰은 "규제 불확실성, 자금 삭감, 이민 제한, 국제 협력 약화는 두뇌 유출을 위한 '퍼펙트 스톰'(최악의 시나리오)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은 수십년간 고등 교육 투자에서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었고, 자금 지출 규모에서 미국에 한참 밀리는 만큼 미국 인재를 유럽으로 유치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낮은 급여와 함께 언어 장벽, 익숙하지 않은 법률과 고용 관행도 걸림돌로 지적된다./q000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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