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품은 '우리금융'…'임종룡 호' 종합금융그룹 힘 받는다

금융·증권 입력 2025-05-02 17:18:08 수정 2025-05-02 21:29:26 이연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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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조건부 승인
심사 쟁점 '경영상태 건전성'…비재무적 부문도 인정
우리금융지주 "오는 7월 보험사 인수 마무리"
은행 등 그룹 시너지 극대화…혁신·성장 보험사 예고
보험사 인수시 우리금융 당기순이익 10% 수준 증액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강화 포트폴리오의 핵심인 보험사 인수안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당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실태평가 3등급 하향 조정을 받았지만, 조건부 승인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2일) 오후 8차 정례회의를열고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자본관리 등의 개선계획 이행을 전제로 보험사 인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은행 강화 행보에 상당한 힘이 실리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속도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위,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조건부 승인 
금융위원회가 오늘(2일) 오후2시 제8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다만,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자본관리 계획 이행이 전제된 조건부 승인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이행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또, 금감원은 이행실태 점검 후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등의 이행현황 점검 결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지주회사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시정명령을 부과할 수 있고, 해당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금융지주회사법 제57조 제2항에 따라 주식처분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5일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승인을 신청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건전성,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재무·경영상태의 건전성 등 금융지주법령에 따른 자회사 편입승인 요건 충족여부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이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3등급으로 하향조정한 이후, 금융위는 임시 안건검토 소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총 4차례 걸쳐 안건검토 소위원회를 개최해 보험사 편입 승인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논의해 왔다. 금융위는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보험사 편입승인이 시장 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하고, 우리금융 측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 심사 쟁점은 '경영상태 건전성' 
금융당국의 논의 과정에서 쟁점은 우리금융의 경영상태 관련 '건전성'을 둘러싼 판단이었다.  현 금융지주회사법령에서는 자회사 편입 승인요건으로는 '금융지주회사의 재무 경영관리상태가 건전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서 ‘금융지주회사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일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단, 등급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같은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함께 규정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으며 과거 2등급보다 한 단계 하향 조정된 결과를 받았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경영실태평가등급 기준(2등급 이상)에 미달하는 경우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같은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의 해석과 관련해 금융위 안건검토 소위원회에서는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열거된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외 다른 조치를 통해서도 해당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집중 논의했다.

금융위는 해당 규정이 문언적으로 재무적 수단에 한정하고 있지 않고, 규정의 취지가 장래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금융지주사의 경영건전성을 평가하는 경영실태평가 평가항목에 내부통제, 지배구조 등 재무적 항목 외 다른 사항들도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최종적으로 명시된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외 다른 조치를 통해서도 자회사 편입 요건 충족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선 등 비재무적 조치에 대해서도 건전성 요건 충족 수단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됐다. 금융위는 소위 논의를 통해 금융당국 지적사항이 개선, 내부통제와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될 경우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며, 이는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 비재무적 '건전성' 어떻게 인정 받았나? 
우리금융그룹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혁신방안 

우리금융지주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총 21건 중 17건에 대해서는 이행 완료했고, 컨설팅 등을 통해 충당금 산출 방법론 개발이 필요한 나머지 4건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히며, 구체적 개선계획안을 제출했다. 이행 완료된 조치를 구체적으로 보면,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사항으로 평가받은 그룹 준법감시체계 강화, 의사전달체계 운영 상화, 그룹 위기대응체계 운영 및 자회사 리스크부문 성과평가 강화 등이 있다. 이어,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그룹의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자금을 투입, 기존 준법지원부 외에 그룹사 점검기능 수행 조직과 소비자보호기능 수행조직 별도 신설 등 그룹 내부통제기능 강화를 목표한 개선안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지배구조 개선안에서는 지난해 계열사 임원 선임에 대한 그룹 회장의 사전합의제를 폐지, 회장 3연임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를 신설해 회장 장기 재임에 대한 주주의 통제권과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등 CEO선임 절차 투명화 등의 계획안을 제시했다. 

◇우리금융 "7월 내 보험사 인수 마무리"
우리금융은 먼저, 동양·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우리금융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해 그룹 자회사로서 시스템 전반을 우선 정비할 계획이다. 또, 자회사 편입 즉시 두 보험사 임직원 대상의 그룹 회장 주재 소통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문화 혁신의지와 비전을 공유함과 동시에 우리금융에 대한 소속감과 일체감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상호협력할 부문과 세부일정 등을 동양·ABL생명보험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7월 초 동양·ABL생명 각사별 주주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등 그룹 시너지 극대화…혁신·성장 보험사 예고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보험사 인수 이후 경영전략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우리금융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은 새로운 보험회계기준 환경에 맞춰 기존의 외형성장, 당기손익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내실성장,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어, 혁신 상품 개발과 함께 전속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 등을 통해 제공하고, 청약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반적인 업무처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그룹 내 계열사별 시너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도 준비 중이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 유휴 은행점포 등을 활용한 요양 및 헬스케어 사업 검토, 보험사 운용자산을 그룹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임종룡 호' 종합금융그룹 도약 탄력 받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제공 =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에서 올해 그룹 경영목표를 '신뢰받는 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핵심경쟁력 강화·그룹 도약기반 확보'로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적정대출 730억원 등 2000억원에 달하는 부정대출 금융사고가 발생하며 내부통제 실패가 정면으로 제기됐다. 손 전 회장 부정대출 관련해서는금감원 조사에 이어 검찰 수사로 넘어가며 우리은행 본점과 일부 영업점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관계자들이 구속되면서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임 회장은  "이대로 멈춰 절벽 끝에 계속 서 있을 수 없다.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지난 사건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반성, 그리고 임직원 모두가 껍질을 깨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며 내부통제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보험사 인수를 시작으로 우리금융의 비은행 강화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즉각 개선도 기대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월 2024년 경영실적 발표에서 보험사 인수를 통한 당기순이익 개선 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CFO)은 보험사 인수 시 수익과 규모 측면에서 은행 위주의 포트폴리오 불균형 해소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사장은 "우리금융은 이익의 약 90%를 은행에 의존하고 있고 보험사가 인수된다면 단시일 내에 은행 의존도를 8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히며, 염가매수차익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가능성도 선을 그었다. 이 부사장은 그룹 중요 투자한도 내 위험가중치 250%를 적용하고 적정 가격으로 동양생명을 인수해 염가매수차익 상쇄시 인수 전후 자본비율 차이가 미미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금융은 내부적으로 보험사 인수를 통해 최종 재무 역량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 증액과 약 1%p 수준 자기자본이익률(ROE)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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